‘강경파’ 맞붙은 의사협회 회장 선거…대정부 투쟁 지속되나

입력 2025-01-06 15:00 수정 2025-01-07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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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우·주수호 후보 결선투표…의·정 대화 국면 언제쯤

▲지난달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제43대 의협 회장선거 후보자합동설명회가 진행됐다. (연합뉴스)
▲지난달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제43대 의협 회장선거 후보자합동설명회가 진행됐다. (연합뉴스)

지난해 2월부터 촉발한 의·정 갈등이 해를 넘긴 가운데 대한의사협회 회장 보궐선거가 주수호, 김택우 등 강경파 후보자의 결선 투표로 정리됐다. 두 후보자는 의과대학 증원, 의료개혁 정책 등에 완강히 반대하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어 향후 의협과 정부가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은 내일부터 차기 회장 보궐선거 결선투표에 돌입한다. 1차 투표 득표순에 따라 1위인 김택우 후보, 2위인 주수호 후보가 결선에 올랐다. 7일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 8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자투표를 진행한 뒤 8일 오후 7시에 개표할 예정이다. 당선인은 당선일인 8일부터 2027년 4월 30일까지 43대 의협 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4일 1차 투표에서는 5명의 후보자 가운데 과반득표자가 나오지 않았다. 김택우 후보가 총투표수 2만9295표 중 8103표(득표율 27.66%)로 1위, 주수호 후보가 7666표(득표율 26.17%)를 얻어 2위를 차지했다. 최안나 후보는 5543표(18.92%)로 3위, 이동욱 후보는 4595표(15.69%)로 4위, 강희경 후보는 3388표(11.57%)를 얻어 5위로 집계됐다.

이번 결선투표에서 누가 최종 당선되든 의협은 강도 높은 대정부 투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결선투표에 오른 두 후보자 모두 그간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필수의료 관련 정책에 강경히 반대해왔기 때문이다. 의료 정상화, 의과대학 교육 정상화, 전공의 및 의대생 권리 보호, 의협 정상화 등이 두 후보자가 공통으로 내세우는 주된 공약이다.

▲지난해 3월 김택우 당시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전공의 파업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지난해 3월 김택우 당시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전공의 파업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김택우 후보는 전국광역시도의사협의회장을 지내면서 지난해 2~4월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당시 김 후보는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을 조장해 업무방해를 교사했다는 혐의로 보건복지부로부터 4월 15일부터 3개월간 의사 면허 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2021년에는 의협 간호법 저지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도 활동했다.

주수호 후보는 미래의료포럼 대표로, 2007~2009년 35대 의협 회장을 지냈다. 지난 42대 의협 회장 선거에도 출마했지만, 현재 불신임당해 물러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이 당선되면서 고배를 마셨다. 이번 선거에 재출마하면서 정견발표회 자리에서 주 후보자는 “전공의와 의대생을 보호하기 위해 회장이 감옥에 가야 한다면 명예롭게 생각하고 기꺼이 가겠다”라며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지난해 3월 주수호 당시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이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로 의료법 위반 등 혐의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들어서기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지난해 3월 주수호 당시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이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로 의료법 위반 등 혐의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들어서기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다만 차기 의협 회장은 대정부 투쟁 속에서도 대외적인 메시지 관리에 주의를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임 전 회장이 공식 석상과 개인 SNS 등을 통해 부적절한 발언을 반복한 것이 의협 내·외부 신뢰도 하락의 주요 원인이기 때문이다. 임 전 회장은 지난해 3월 의협 회장 선거 중 가장 높은 득표율(65.43%)로 당선됐지만, 취임 6개월 만인 같은 해 11월 퇴진했다.

의협이 신임 회장을 필두로 조직을 재정비한 이후 정부와 곧장 대화에 나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의료계 현안에 대한 관심도가 하락한 상황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의 향후 거취도 불명확해서다. 교육부 역시 2025학년도 의과대학 신입생을 늘어난 인원대로 선발하도록 입시 절차를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어, 의대 교육 정상화를 촉구하는 두 후보자와 견해 차이가 크다.

특히 복지부는 지난달 의협 비대위와 박민주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 등이 제안한 의료정상화를 위한 공개토론회 참석을 거부했다. 이에 박형욱 의협 비대위원장은 “국민에게 알리는 것을 거부하고 밀실에서 협의하겠다는 자세로는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다”라며 “교육부와 복지부, 국민의힘이 밀실에 숨어 무책임한 행태를 보이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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