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첫 표결서 4~5표 이탈표 발생…재표결서도 비슷할 듯
당 일각선 ‘독소조항’ 뺀 수정안 추진 방안도 제기
‘쌍특검법(내란·김건희 여사 특검법)’의 국회 본회의 재표결 처리와 관련해 여당은 ‘부결’ 당론을 유지한 채 단일대오로 야당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쌍특검법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31일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되돌아왔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쌍특검법은 우리가 여태까지 했던 대로, 여러 가지 헌법적 문제가 있어 반드시 부결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론으로 추진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그렇다”라고 답했다.
앞서 서지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전날 기자들과 만나 “쌍특검법의 위헌적 요소에 반대하는 게 변함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여당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이 대여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만큼 국민의힘 지도부는 더 이상의 이탈표가 발생하지 않도록 쌍특검법 부결을 강조하며 단속에 나서는 모양새다.
지난달 12일 쌍특검법 첫 표결 당시 국민의힘에서는 내란 특검법에 5표, 김건희 특검법에 4표의 이탈표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에도 당론은 쌍특검법을 부결시키는 것이었지만 이를 어기고 찬성표를 던진 것이다.
재표결 과정에서 법안의 가결을 위해서는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국회의원 300명 전원이 표결에 참석한다고 했을 때, 범야권 192명 의원 전원의 찬성 외에도 국민의힘에서 8표의 이탈표가 발생해야 법안의 통과가 가능하다.
이와 관련, 지도부의 단일대오 기조 강조와 함께 쌍특검법의 위헌성 등에 대해 당내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이번 재표결에도 이탈표가 8표 이상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지호 전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최 권한대행조차도 위헌적 독소조항이 많다고 해서 거부권을 행사한 것 아닌가”라며 “재표결을 하더라도 국민의힘 내 이탈표는 거의 없을 거라고 본다”고 밝혔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특검 후보추천 등 이른바 ‘독소조항’을 뺀 수정안을 추진하는 것이 한 가지 방법으로 거론된다. 6선의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KBS라디오 ‘전격시사’ 인터뷰를 통해 “여야가 쌍특검법에 대해 좀 더 전향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정치력을 바탕으로 여야가 합의점을 찾아서 우리 정치의 안정화를 꾀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쌍특검법 처리 일정은 여야 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박형수 국민의힘·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만나 1월 임시국회 일정과 쟁점 법안 처리 여부 등을 논의했지만, 협상은 결렬됐다.
민주당은 7일 본회의를 열어 쌍특검법과 양곡관리법 등 6개 쟁점 법안에 대한 재표결을 실시하자고 제안했으나, 국민의힘은 통상 목요일에 본회의를 열어왔던 만큼 9일에 법안 재표결을 위한 본회의를 열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