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이다, 주워라”…외국인, 삼전·하이닉스로 컴백

입력 2025-01-0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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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가는 엇갈려…삼성 ‘줄하향’·하이닉스 ‘반등’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 26회 반도체 대전 SEDEX 2024 SK하이닉스 부스에서 AI 관련 영상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 26회 반도체 대전 SEDEX 2024 SK하이닉스 부스에서 AI 관련 영상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발(發) 반도체주 훈풍이 불면서 외국인 투자자가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돌아오고 있다. 다만, 외국인의 투자 열기가 대부분 SK하이닉스에 쏠려있어 두 종목의 주가는 엇갈리는 분위기다. 올해 들어 4거래일 새 삼성전자 주가는 4% 오른 반면, SK하이닉스는 12% 상승하며 격차를 벌렸다. 증권사도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는 줄하향하고 있는 반면, SK하이닉스는 31만 원대로 올리며 뚜렷한 온도차를 보인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4거래일간 국내 증시에서 5786억 원을 순매수했다. 지난달 3조 원 가까이 순매도했던 외국인이 다시 유입되기 시작한 것이다. 순매수세로 전환한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SK하이닉스(1위)와 삼성전자(5위)다.

미국 반도체주가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강세를 보인 점이 투심을 키웠다. 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협력업체 폭스콘의 호실적 여파로 149.43달러에 장을 마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시간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2.84% 상승하면 반도체주 랠리를 시사했다. 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기조연설에 나서게 되면서 반도체주를 향한 기대감도 키웠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이에는 온도차가 극명하다. 외국인의 올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순매수액은 각각 3858억 원, 301억 원으로, 두 종목 간 12배 넘게 차이 난다.

양사의 목표주가도 엇갈린다. BNK투자증권은 이날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로 31만 원을 제시했다. 현재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제시한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다. SK증권을 비롯해 IBK투자증권, 상상인증권 등도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30만 원으로 잡고 있다. 현재 주가에서 약 50% 더 상승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말 17만 원대에 마감한 SK하이닉스는 이날 단숨에 장 중 20만 원을 터치했다.

▲3월 열린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에 삼성전자의 HBM3E 12단 제품 실물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3월 열린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에 삼성전자의 HBM3E 12단 제품 실물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반면 삼성전자는 목표주가 줄하향이 작년 말부터 연초까지 계속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삼성증권(-10.84%), 대신증권(-8.24%), 한국투자증권(-7.23%), 상상인증권(-10.59%), 하나증권(-11.58%), DS투자증권(-17.2%), SK증권(-1.47%) 등이 목표가를 내렸다. 이날도 신한투자증권과 교보증권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9만 원에서 각각 7만7000원, 7만5000원으로 낮췄다.

양사의 평가를 가른 건 고대역폭메모리(HBM)이다. 전세계에서 400개 이상의 초거대언어모델(LLM)이 개발 중이고, 인공지능(AI) 서버 인프라 투자는 생각보다 강하다. 지난해 하반기 생산계획을 상향했던 대만 TSMC의 올해 HBM 요구물량은 SK하이닉스 생산량 대비 2배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HBM 생산 규모가 SK하이닉스의 20~30%에 그치는 마이크론과 아직 엔비디아 공급망에 진입하지 못한 삼성전자를 고려하면, SK하이닉스는 올해도 HBM 사업에서 고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BNK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가 작년 HBM에서 약 7조 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는 전년 2배를 웃도는 15조 원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HBM 공급 시점 지연에 세트(PC·모바일) 업황 둔화, 범용 메모리 공급 과잉, 파운드리 가동률 하락 등에 고전하고 있다. 대다수 증권사는 작년 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7조 원 초중반으로 컨센서스(8조2000억 원)를 밑돈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없는 구간으로 판단되나 박스권을 돌파할 재료도 부재하다”며 “주가 반등을 위해서는 HBM 성과 증명, 파운드리 가동률 회복 등 기술력 제고가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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