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브랜드 가맹모델 확대…2000억 실탄 확보
노브랜드 전문가 송 대표, 이마트24 실적 개선 숙제
송만준 이마트24 대표가 사령탑에 부임한 이후 ‘초저가’를 첫 사업 전략 카드로 꺼내 들었다. 모회사인 이마트가 본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가격경쟁력을 강화한 것과 궤를 같이하는 것인데, 송 대표의 사업전략이 침체에 빠진 이마트24의 실적을 반등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는 올 한 해 동안 ‘상상의 끝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상상의 끝 프로젝트는 ‘상상할 수 없는 가성비의 끝’이라는 뜻으로 소비자가 선호하는 상품을 상시 초저가로 선보이는 이마트24의 마케팅 전략이다. 작년 10월 말 신세계그룹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이마트24 경영의 키를 쥔 송 대표의 첫 사업 전략이기도 하다.
이마트24는 상상의 끝 프로젝트 1호 상품으로 1900원 김밥과 3600원 비빔밥을 내놨다. 이들 상품의 가격은 경쟁상품 가격 대비 각각 약 45%, 20% 정도 저렴한 수준이다. 협력사와 함께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맛과 품질을 유지하는 최적의 식재료 조합을 찾아 상품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는 게 이마트24의 설명이다.
송 대표는 노브랜드 상품에도 초저가를 적용했다. △매일 먹는 단백질바 △크림치즈쿠키 △매콤갈릭떡볶이스낵 △야채크래커를 1000원에 판매하는 게 대표적이다. 이마트24가 노브랜드 상품 초저가 상품을 내놓을 수 있었던 건 송 대표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송 대표는 자타공인 노브랜드 전문가다. 1993년 신세계에 입사한 뒤 2015년 이마트 상품본부 노브랜드 추진팀장을 맡았다. 이후 2018년 이마트 노브랜드사업부장 겸 노브랜드상품담당 상무로 역임하고 2023년 9월부터 이마트 PL·글로벌사업부장 겸 이마트24 운영본부장을 지내다 이마트24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마트24는 송 대표의 노브랜드 상품 발굴 역량에 힘입어 올 한 해 노브랜드 초저가 상품을 20종 이상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2015년부터 노브랜드를 키워온 송 대표는 올해 이마트24 노브랜드 가맹모델 확대에도 힘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이마트24는 작년 4월 노브랜드 상품을 활용한 로열티 가맹모델을 도입했다. 경쟁사에는 없는 노브랜드 상품이 가맹점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핵심전략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마트24에 따르면 노브랜드 가맹모델 도입 9개월 만에 노브랜드 상품 판매 매장은 900점을 넘어섰다.
신규 출점 확대를 위한 실탄도 챙겼다. 이마트24는 작년 말 2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긴급 수혈했다. 이마트24는 1000억 원 수준의 공모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한 데 이어 모회사인 이마트가 1000억 원 출자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이마트24는 이 자금을 노브랜드 가맹모델 출점에 활용할 방침이다.
송 대표가 ‘초저가’와 ‘노브랜드’를 사업 전략으로 내건 건 이마트24의 상품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현재 편의점업계에서 시장 지배력이 크지 않은 이마트24의 점포 수는 작년 3분기 기준 6437개로 전년 대비 2.4% 감소했다. 경쟁사인 CU, GS25, 세븐일레븐이 각각 1만여 개가 넘는 점포를 보유한 것과 대조적이다.
실적도 하락세다. 작년 1~3분기 누적 매출은 1조644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같은 기간 159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신규 오픈 점포와 기존 점포 중 노브랜드 상품을 도입한 점포는 평균 일매출이 증가하는 등 구체적 성과를 내고 있어 올해에도 노브랜드 가맹모델 점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상상의끝 라인업을 확대해 가맹점의 경쟁력과 수익성 제고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