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운 “2차 집행 마지막이라는 각오…철두철미하게 준비”
공조본, 특공대 투입 방안 검토…집행 저지 시 강경 대응
경찰이 ‘인간 벽’을 구성해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은 박종준 경호처장에게 세 번째 출석 요구서를 보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도 법원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다시 발부받아 2차 집행에 나설 전망이다.
경찰 국사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7일 “2차 출석요구에도 불응한 박 처장에게 10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하라는 3차 요구서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박 처장은 3일 체포영장 집행 당시 버스로 차벽을 세우고, 경호처 직원을 동원해 수사관들의 관저 진입을 막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됐다.
앞서 특수단은 두 차례 출석을 요구했지만, 박 처장은 “한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다. 아직 변호사 선임이 안 됐다”며 출석에 불응했다.
경찰은 박 처장이 3차 출석요구마저 거부할 경우 체포영장 신청을 적극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수사기관은 출석요구를 세 차례 불응한 피의자에 대해선 체포영장 신청 등 강제수사에 돌입한다.
경호처 지휘부의 체포영장이 발부돼 집행될 경우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를 저지하는 기류가 약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경찰은 1차 출석 요구에 불응한 이광우 경호본부장에게도 10일 오후 2시까지 출석하라고도 통보했다.
아울러 공수처는 전날 오후 서울서부지법에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재청구했다. 새로 청구한 체포영장의 유효기간은 밝히지 않았는데, 여러 변수를 고려해 7일 이상의 기한을 법원에 요청한 거로 알려졌다.
이미 영장이 한 차례 발부됐다가 경호처의 저지로 집행이 불발된 만큼, 법원이 다시 영장을 발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수처 관계자는 “법원이 (영장을) 기각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공조수사본부(공수처‧경찰)는 2차 체포영장 집행의 방법과 시기 등을 조율하고 있다. 1차와 달리 2차 집행에선 집행을 막는 경호처 직원을 현장에서 체포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이날 국회법제사법위원회의 현안질의에 출석해 “체포영장을 집행했는데 경호처의 경호를 빌미로 집행이 무산됐다”며 “그런 부분에 대해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사법부에서 정당하게 발부된 체포영장이 어떤 이유로서도 방해돼선 안 된다”라며 ”2차 영장 집행이 마지막이라는 비장한 각오로 철두철미하게 준비해 목적 달성할 수 있도록 공조본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호처는 다시 체포영장 집행에 나설 경우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관저로 향하는 길에는 대형 버스를 가로·세로로 촘촘히 벽처럼 배치했고, 산길에 쇠 가시가 박힌 원형 철조망도 설치했다.
이에 경찰은 대규모 경력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경찰특공대 투입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1차 영장 집행 당시 경찰은 형사기동대나 경찰특공대 파견을 공수처와 논의했으나 최종적으로 투입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