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FDI 신기록’ 반갑지만 더 과감히 규제 풀어야

입력 2025-01-07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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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FDI) 신고액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4년 FDI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한 345억7000만 달러에 달했다. 신기록이다. 2020년 207억5000만 달러 이후 4년 연속 최고액을 경신하다 지난해 또 금자탑을 쌓았다.

FDI는 해당국 투자환경에 대한 신뢰를 반영한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점치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점점 낮아져 심지어 이날 국제금융센터는 주요 IB 평균 전망치가 1.7%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잠재성장률(2.0%)은 물론이고 정부 전망치(1.8%)도 밑돈다. 그런데도 FDI는 2020년에 비해 66%나 확대됐다. 고무적이다. 외국기업들이 한국경제를 낙관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일자리 창출에 직접 기여하는 제조업 FDI가 144억9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1.6% 늘어난 것 또한 반갑다.

지난해 호조의 이유는 복합적이다. 국제 자본의 ‘탈중국’ 영향이 없지 않다. 일본의 대한 투자는 전년 대비 376% 늘어난 61억2000만 달러에 달했다. 중국·대만·홍콩 등 중화권의 투자(70억 달러)도 125% 증가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가 지난해 800여 개 회원사를 상대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아태 본부를 두고 싶은 국가’로 한국이 싱가포르에 이어 2위에 오른 것도 동북아 지정학, 지경학과 무관치 않다.

FDI 기업은 우리 수출의 20.7%(2022년 기준) 이상을 차지한다. 고용 창출, 생산 확대 등의 기여도 크다. 그러니 이번 신기록은 고물가, 고환율에 허덕이는 한국경제에 다시 없는 낭보다. 하지만 이 지표에 너무 취하면 곤란하다. 허실도 잘 읽어야 한다. 그 무엇보다 FDI는 과거 지표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동차로 치면 백미러다. 과민반응을 하면 백미러를 보면서 운전하는 꼴이 될 수 있다.

지난해 신고액은 사상 최대지만 실제 투자로 이어진 ‘도착액’은 전년보다 줄어 코로나 시기인 2020년 이후 최소였다는 한계도 있다. 도착액 기준으로 치면 지난해 FDI는 전년보다 24.2% 감소한 147억7000만 달러다. 외국 자본은 망설이고 있는 것이다. 국내 정치, 규제 리스크 등이 그토록 치명적이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충격 이후 국제사회는 우리 민주공화정이 정상 궤도에 재진입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장 경제의 자생력과 위기관리 능력도 초미의 관심사다. 한·미·일 공조 관계가 유지될지도 궁금해한다. 속히 긍정적인 답을 내놓지 못한다면 지난해 어렵게 일군 ‘FDI 신기록’은 사막의 신기루처럼 사라지기 쉽다. 그들에겐 관심사지만 우리에겐 생존의 문제다. 주한외국기업연합회(KOFA)가 최근 조사한 결과, 외국계 기업의 78%가 ‘한국 투자 의향이 줄 수 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식은땀이 흐른다.

가장 급한 것은 국정 리더십을 정상화할 대승적 협력과 초당적 지원이다. 갈라파고스 규제를 치우는 문제도 발등의 불이다. 첨단 산업 경쟁력을 위협하는 주 52시간 근로제, 높은 법인세, 중대재해처벌법 등이 다 이런 범주다. ‘골든타임’은 원래 짧아서 골든타임이다.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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