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점에도 “순익·수익률 뚝뚝”…건설공제조합, 새 수장 찾아 실적 개선할까?①

입력 2025-01-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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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공제조합(조합)이 2022년 취임한 박영빈 이사장 후임 수장 선출 작업에 착수했다. 박 이사장은 전 경남은행장 출신으로 그간 이사장직을 국토교통부 출신 전관이 맡았던 관례를 깨고 취임한 뒤 조합 내 ‘금융 DNA’ 이식을 시도했다. 하지만 경영 성과를 돌아보면 조합의 투자자산 운용수익률은 큰 반등을 기록하지 못했고, 당기순이익도 악화 일로를 걸어 온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조합에 따르면 새 조합 이사장 후보자 모집 신청을 17일까지 진행한다. 자격요건으로는 ‘최고 경영자 능력’과 함께 ‘금융기관 관리 경험을 포함한 금융 경력을 우대한다’고 명시했다.

조합은 자본금(2023년 기준) 6조6198억 원, 가입 건설사는 1만3660곳에 달하는 대형 조직이다. 다른 공제조합과 마찬가지로 건설공제조합 역시 수익을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자 수익 확보를 위해 운용 중이다. 최근 수년간 건설경기 악화로 위험도가 커진 만큼 조합의 수익성 강화와 투자 수익률 확대 필요성은 더 중요한 상황이다.

이에 박영빈 이사장은 2022년 1월 12일 취임해 3년간 자산운용 수익과 투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금융사업단’ 신설 등을 주도하고 조직 슬림화 등을 단행했다.

하지만 최근 3년간 조합의 각종 경영 지표는 낙제점 수준이다. 조합 공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당기순이익은 826억1300만 원으로 2022년 1149억9300만 원 대비 28.2%(323억8000만 원) 줄었다.

수익이 줄자 조합원 현금배당금도 쪼그라들었다. 조합 발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배당금은 427억 원으로 2022년 516억 원 대비 17.2%(89억 원) 줄었다. 조합 자본 증대를 위한 이익준비금 역시 2022년에는 634억 원 규모였지만, 2023년에는 전년의 63% 수준인 399억 원으로 감소했다.

조합의 수익성 악화는 보증 수수료 의존도가 다른 공제조합 대비 높은 건설공제조합의 구조와 투자 수익 확대 실패가 겹친 결과다. 현재 건설 보증 시장에는 민간에서 SGI서울보증보험이 시장 내 경쟁자로 있지만, 사실상 건설공제조합이 독과점하는 상황에서 수익률 악화는 경영실패로 볼 수밖에 없다.

▲건설공제조합 전경. (사진제공=건설공제조합)
▲건설공제조합 전경. (사진제공=건설공제조합)

실제로 박 이사장 취임 첫해인 2022년 조합의 투자자산 종합 수익률은 0.96%였다. 2023년 상반기에는 3.06%, 2023년 하반기에는 3.17%로 소폭 올랐지만, 지난해 상반기에는 2.35%로 전년 동기(3.05%) 대비 0.7%포인트(p) 하락했다. 이는 시중은행 정기예금 수준의 수익률이다.

다른 기관과 비교하면 수익률은 더 낮다. 국민연금의 지난해 상반기 기준 기금 수익률은 9.71%에 달한다. 공무원연금 역시 지난해 6월 말 기준 4.96%의 이익을 거둔 것과 비교하면 조합의 수익률은 다른 기관의 투자 수익률의 ‘반의반 토막’에 그친다.

이같은 조합의 ‘F 학점’ 경영으로 관리 감독 권한을 갖는 국토교통부 역시 논란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지난 2021년 국토부는 건설공제조합 운영 방안 개편을 선언하고 투자 수익률 제고와 성과급 축소 등 경영 개선안을 내놨다.

국토부는 조합의 여유자금 투자 목표 수익률을 최소 국고채(3년)+2.0% 수준을 달성하도록 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평균 2.5% 안팎으로 이를 고려하면 목표 수익률은 약 4~5% 수준이다.

투자 수익률과 관련해 조합 관계자는 “박 이사장 취임 당시 구조화 채권 손실이 큰 상황이었고, 이를 많이 회복해 2%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라며 “(수익률이)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한 것으로 실질적으로는 수익률 상승 폭은 더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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