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간담회서 “난관 극복할 것”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조직을 강화하고 ‘AI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조만간 ‘세상에 없는 기술’을 내놓을 것이라는 약속도 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 부문장(부회장)은 7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5’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팰리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삼성은 업의 본질에 충실해 위기를 기회로 바꿔 모든 난관을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한 부회장은 “이를 위해 품질혁신위원회가 품질 최우선 경영 원칙을 책임 있게 시행겠다”며 “AI 컨트롤 타워를 최고기술책임자(CTO) 직속으로 두고 연구소와 각 사업부의 AI 전담 조직을 신설해 ‘AI Driven Company(AI 주도 기업)’으로 전환을 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기조연설에서 로봇 개발 플랫폼인 ‘코스모스(COSMOS)’를 소개했다. 로봇에 대규모 언어 모델을 훈련하는 기술이다. AI 시대의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분야로 IT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가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와 관련해 어떤 부분을 준비하는지’를 묻는 말에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로봇 분야에 대해서는 빠르다고 볼 수 없고 오히려 테슬라가 앞서 있다”며 “저희도 투자를 해서 기술력을 확보하려 하고 있고, 인수합병(M&A)도 성사시키고 있다. 로봇도 미래 성장 포인트로 본다”고 했다.
한 부회장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를 거론하며 “어느 회사의 AI 기능 한 개만 갖고 하는 것이 아니라, 저희가 내부적으로 하려는 자체 AI 전략이 있으니 이에 맞춰 차별화된 전략으로 갈 것”이라고 했다.
중국 가전제품의 경쟁력은 ‘가성비’다. 세계 시장에서 경쟁해야하는 우리나라 기업으로서는 불리한 조건이다. 이와 관련해 ‘AI 가전을 만들며 재무적인 부분에서 성과가 달라지는지’를 묻는 말에 그는 “삼성은 휴대폰과 TV, 가전, 전장 등 많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며 “우리는 연결 경험이라는 장점을 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기를 연결해서 소비자가 불편하고 하기 싫고 어려워하는 것을 스스로 알아서 해주는 것을 해야 한다”면서 “집에서 쓰는 모든 기기를 연결했을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보안인데, 여기에 투자를 많이 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대부분의 전자 제품에 AI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이로 인해 가격이 상승하지 않겠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부회장은 “김밥 등 모든 물가가 다 오르는데 전자제품은 가격이 잘 오르지 않는다”며 “그 정도로 (가격을 올리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고 생산성도 올리고 있어서 가격에 대한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원가에는) 재료비와 생산성, 물류 등 여러 비용이 들어가는데 이를 AI로 고도화해서 최적의 코스와 최적의 방법, 생산성도 조절하고 있다”고 설명한 뒤 “신모델이 나올 때 가격이 엄청 올랐다거나 AI가 들어가며 가격이 올랐다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게끔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수익성을 올리기 위한 방안’에 대해선 “기업에서의 바라는 가장 꿈은 대체 불가능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고, 그래야 가격도 올릴 수 있고 소비자들이 받아들인다”며 “(이재용) 회장이 ‘세상에 없는 기술’이라는 화두를 던지셨는데 아마도 올 하반기에서 내년에는 나올 것이다. 그 모멘텀을 만들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 제품이 무엇인지를 묻는 추가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