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위 인구 대국인 파키스탄의 시장 확보를 위한 발판이 마련된다. 정부는 서남아시아 제2의 거대 시장인 파키스탄과의 경제동반자협정(EPA) 협상 개시를 시작으로 올해도 통상네트워크 강화를 통한 수출 저변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잠 카말 칸(Jam Kamal Kahn) 파키스탄 상무장관은 9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한-파키스탄 EPA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했다.
EPA는 자유무역협정(FTA)과 같이 관세철폐 등 시장개방 요소를 포함하면서도, 상대국과의 공동 번영을 목적으로 협력 요소를 강조하는 통상협정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인구 2억5000만 명에 청년층 비중이 30%에 달해 풍부한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석탄·천연가스·구리 등 천연자원을 보유한 서남아 대표 잠재시장이다. 지리적으로도 중국·인도 등 아시아 주요 경제권과 국경을 맞댄 지정학적 요충지에 있다.
한-파키스탄 EPA를 통한 교역·투자 확대는 우리 측의 수출 잠재시장 확보, 파키스탄 측의 안정적 경제성장 기여 등 양측 모두에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성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파키스탄 정부가 경제성장을 위해 디지털·정보기술(IT), 자동차 산업 육성 정책을 적극 추진 중인 만큼,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진 이 분야에서 협력 기회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 본부장은 "미국 신정부 출범에 따른 통상환경 급변과 세계무역기구(WTO) 다자통상체제 약화 등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FTA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라며 "파키스탄을 시작으로 올해도 글로벌 사우스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통상네트워크를 더욱 촘촘히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방글라데시와의 협상 개시에 이어 오늘 파키스탄과 협상이 개시됨으로써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큰 서남아시아 대표 국가들과의 중장기적 협력 기반을 마련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