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L 바퀴달린 ‘에이미’ 흥행
가사용 휴머노이드가 최종 목표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5’는 인공지능(AI) 로봇 대전을 방불케 했다. 올해 우리나라와 중국 등 가전 기업들이 가정용 AI 로봇 출시를 예고하며 CES 2025에서 다양한 로봇들이 소개됐다.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TCL의 AI 로봇 ‘에이미(AiME)’의 시연을 볼 수 있었다. 시간대를 나눠서 시연을 진행했는데, 이때마다 인파가 수십 명 씩 몰린 듯 했다.
50cm 정도 높이의 크기인 이 로봇은 아래에 달린 바퀴를 이용해 이동했다. 전체 디자인은 파스텔 색으로 부드러운 느낌을 줬다. 목소리는 아기 같고 얼굴은 강아지를 닮아 보는 내내 관람객들이 “너무 귀엽다”며 탄성을 자아냈다. 심지어 말할 때마다 표정이 바뀌고 입도 자연스럽게 움직여 생동감을 주는 듯 했다.
TCL은 에이미를 작동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에이미는 “오늘이 TCL의 생일인데, 파티를 준비하지 않겠느냐”라고 물었고, 함께 대화를 나누는 사용자가 “그런 걸 잘 할 줄 모른다”고 말하자 에이미가 대신 아이디어를 제안하기도 했다.
적절한 시간에 세탁기도 미리 작동해 사용자에게 편리함을 줬고, ‘쇼핑을 하러 가겠다’는 사용자에게 쇼핑리스트도 보내줬다. 생성형 AI로 구동되는 모습이었다.
TCL은 에이미마다 각각의 개인 성격이 있고, 기록되는 메모리 내용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TCL 관계자는 “AI, 그 이상”이라고 말했다.
다만 에이미가 움직일 때 속도나 방향 조절 등은 그리 매끄럽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시연이 끝나고 제자리로 들어갈 때 한참을 버벅대거나 방향을 찾는 듯한 로봇청소기 같은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도 CES 2025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AI 컴패니언 ‘볼리’를 올해 상반기에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볼리는 집안 일어나는 여러 일들과 해야 할 일, 고객들이 있을 때 없을 때 구분해서 하는 집사 같은 AI 컴패니언”이라며 “(가전처럼) 구독 서비스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는 “곧 볼 리가 출시되지만, 2세대, 3세대가 갈수록 진화해서 빠른 속도로 나아지는 모습 보여드리면 (다른 경쟁사 대비) 앞서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여러 차례 가정용 AI 로봇인 이동형 AI 홈 허브 ‘Q9’을 공개한 바 있다. Q9은 음성·음향·이미지 인식을 접목한 멀티모달(Multi Modal) 센싱 능력도 갖췄다. 수면ㆍ학습 등 아이의 생활 루틴에 맞게 조도 등을 조절할 뿐만 아니라, 책을 읽어주거나 이야기를 창작해 들려주는 등 아이의 정서까지 고려한 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병훈 LG전자 CTO(최고기술책임자)는 9일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로봇 사업에 대해 “가사 노동 없는 홈(Zero labor home)을 지향한다고 말할 때 가사 휴머노이드가 최종적인 목표일 것”이라며 “손과 팔 동작이 자유로워야하고 걸어야 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Q9은 휠 베이스(바퀴)인데, 관절이 들어가면서 자유도가 높아지고 가사활동을 할 수가 있는 단계가 돼야 한다. 휴머노이드가 돼서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까지 접근하는 단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