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물리나”…개미무덤 된 양자컴퓨터株, -45%에 ‘곡소리’

입력 2025-01-09 16:34 수정 2025-01-09 17:53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사진= 오픈AI 달리)
(사진= 오픈AI 달리)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양자컴퓨터 상용화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내놓자, 국내외 양자컴퓨터 관련주 주가가 폭락했다. 최근 ‘꿈의 컴퓨터’로 불리며 주가가 고공행진 하던 양상과 대조적이다. 이에 양자컴퓨터주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꾸준히 사들인 개미들은 비명을 지르고 있다.

젠슨 황 한마디에 서학개미 ‘피눈물’

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는 8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리케티컴퓨팅(RGTI)을 7948만 달러(약 1161억 원)어치 매도했다. 이날 서학개미 매도 5위 종목이다. 같은 시간 아이온큐(IONQ)와 D-웨이브퀀텀(QBTS), 퀀텀컴퓨팅(QUBT) 등의 종목에서도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이들 종목은 모두 미국에서 양자컴퓨터 대표주로 손꼽히며 지난해 연말부터 서학개미의 관심을 한 몸에 받던 종목이다. 지난달 10일 구글이 양자 칩 ‘윌로우’를 장착한 양자컴퓨터를 공개하면서 개인들 자금이 몰렸다. 7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 2025’에서도 양자컴퓨팅 부문이 신설되면서 관련 기술주에 대한 기대감은 국내외 증시에서 최고조로 달아올랐다.

기대감이 무너진 건 건 황 CEO의 발언 시점부터다. 7일 황 CEO가 CES 2025에서 양자컴퓨터 상용화는 최소 20년, 최대 30년까지도 걸릴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놓자, 관련주 주가가 폭락했다. 실제 간밤 미국 뉴욕증시에서 리케티컴퓨팅(-45.41%)과 퀀텀컴퓨팅(-43.34%), 아이온큐(-39.00%), D-웨이브퀀텀(-36.13%) 등은 일제히 급락세를 보였다. 서학개미들의 양자컴퓨터주 매도세도 사실상 주가 폭락에 따른 손절매 경향이 크다.

손절매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여전히 양자컴퓨터 관련주를 보유한 서학개미들이 많다. 양자컴퓨터 관련주 매도액보다 증권예탁결제원에 보관 중인 관련주 금액이 압도적으로 많다. 특히 7일 기준 서학개미는 아이온큐 주식을 30억9016만 달러가량 보관 중이다. 이는 미국 주식 보관금액 5위 규모로, 현재 원·달러 환율 기준으로 약 4조5000억 원에 달한다.

국내 관련주도 일제히 추락

국내에서도 양자컴퓨터 관련주 하락 공포는 이어졌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 △아이윈플러스(-20.67%) △엑스게이트(-13.20%) △라닉스(-13.58%) △우리로(-11.04%) △케이씨에스(-10.85%) △아이씨티케이(-10.73%) 등이 일제히 급락한 채로 거래를 마감했다. 국내 상장한 ‘KOSEF 미국양자컴퓨팅 ETF’도 이날 6.43% 하락한 931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에는 9000원대가 무너지기도 했다. 이 ETF는 구글이 양자컴퓨터를 공개한 지난달 상장해 완판 랠리를 이어갔던 상품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투자자들이 양자컴퓨터에 건 기대가 너무 과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자컴퓨터를 가동하려면 영하 273도의 극저온 환경이 필수일 정도로 기술적 난도가 높은데,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 열기는 너무 쉽게 끌어 올랐다는 진단이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과학자들조차 양자역학에 대한 합의가 끝나지 않았고,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인데도 투자자들은 이미 관련 기술에 대한 수용성을 높였다”라며 “양자컴퓨터 관련 개별 기업의 연 환산 변동성은 90% 수준으로, 고위험 투자처로 알려진 원유나 크립토 투자보다 변동성이 더 크다”라고 지적했다.

이번 양자컴퓨터 관련주의 낙폭이 다소 과도했다는 분석도 있다. 키움투자자산운용 관계자는 “양자컴퓨팅 산업이 장기적 관점에서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은 학계, 산업계, 주식시장 모두에서 폭넓은 공감을 얻고 있다”라며 “산업의 장기적 발전 여정에서 현재는 극초기 단계에 해당하고, 산업 대표주 가운데 시가총액이 작은 중·소형주가 적지 않아 주가 변동성 또한 시장 전체는 물론이고 타 성장산업에 비해서도 매우 높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산업 특성상 양자컴퓨팅 ETF의 변동성 역시 타 ETF 대비 높은 편"이라면서도 "여러 종목에 분산해 투자하는 ETF를 잘 활용하면 개별 종목에 투자하는 것보다 급격한 시장 변동에 잘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언제나 반가웠다…역대 ‘임시공휴일’ 모음집 [해시태그]
  • 알맹이만 중요하다고요? 요즘은 '껍데기'에 돈 씁니다! [솔드아웃]
  • 이름값이 뭐길래…아시아권 축구 국가대표팀의 감독 교체 수난사 [이슈크래커]
  • “20년 물리나”…개미무덤 된 양자컴퓨터株, -45%에 ‘곡소리’
  • 채상병 사건 ‘항명·상관명예훼손 혐의’ 박정훈 대령, 1심서 무죄
  • 정국불안에도 자금시장은 ‘순항 중’…기업 유동성도 훈풍
  • 실손보험 이렇게 바뀐다…내년부터 ‘울며 겨자먹기’ 환승 시작 [5세대 실손이 온다上]
  • "민희진이 새빨간 거짓말 하고 있다" 다보링크 회장의 폭로
  • 오늘의 상승종목

  • 01.09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9,672,000
    • -1.55%
    • 이더리움
    • 4,917,000
    • -0.61%
    • 비트코인 캐시
    • 641,500
    • -1.91%
    • 리플
    • 3,467
    • +0.38%
    • 솔라나
    • 283,200
    • -3.34%
    • 에이다
    • 1,380
    • -3.83%
    • 이오스
    • 1,186
    • +0.25%
    • 트론
    • 366
    • -2.14%
    • 스텔라루멘
    • 603
    • -0.82%
    • 비트코인에스브이
    • 78,300
    • -1.01%
    • 체인링크
    • 29,820
    • -3.21%
    • 샌드박스
    • 886
    • +1.0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