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도 없는데…‘담석’ 무조건 수술해야 할까?[e건강~쏙]

입력 2025-01-10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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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담석·암 가족력 있으면 담낭 제거술 고려…무증상 환자 예방적 수술은 비추천

‘건강을 잃고서야 비로소 건강의 소중함을 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국내 의료진과 함께하는 ‘이투데이 건강~쏙(e건강~쏙)’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알찬 건강정보를 소개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담낭은 간에서 생성된 담즙을 저장하는 작은 주머니로, 간 아래쪽에 자리 잡고 있다. 담즙에 포함된 콜레스테롤, 담즙엽, 빌리루빈 등의 물질 사이에 균형이 깨지면 담즙이 딱딱하게 결정화하는 ‘담석’이 발생한다. 담석은 염증과 통증은 물론, 드물게 암을 유발할 수 있어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음식물을 섭취하면 담도를 통해 십이지장으로 담즙이 분비된다. 담즙은 지방 음식 소화, 콜레스테롤 대사, 독성 물질 배출 등의 기능을 한다. 비만, 급격한 체중 감소, 고지방식, 유전 등의 요인이 담석 형성 가능성을 높인다. 간 질환이나 당뇨병과 같은 특정 질병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방 함량이 낮고 섬유질이 높은 건강한 식단으로 담석 발생의 위험을 줄일 수 있지만, 유전적 소인이 있는 경우 담석을 완전히 예방할 수는 없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 통계에 따르면 담낭담석으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는 최근 5년 사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9년 15만2052명이었던 국내 환자 수는 2023년 19만1363명으로 약 26% 늘었다.

담석은 시간이 지나면서 담낭 내 자극과 염증을 일으켜 담낭을 손상시킨다. 이는 만성 담낭염이나 담석 췌장염 또는 담관염과 같은 합병증도 유발한다. 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소지만, 담석이 있다고 무조건 암으로 변하는 것은 아니다. 장기간 담석을 갖고 있는 환자, 용종과 동반된 환자, 담낭 벽이 석회화되는 현상인 ‘도자기 담낭’ 상태의 환자가 위험군이다.

담석은 담낭 내에 자유롭게 떠다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담석 산통으로 알려진 통증은 담석이 담낭이나 담도의 통로를 막아 압력이 상승할 때 발생한다. 환자들은 평상시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오른쪽 윗배, 오른쪽 어깨, 명치 부위, 등에서 간헐적 또는 지속적인 통증을 느낀다. 이외에도 메스꺼움, 구토, 팽만감, 소화불량 또는 지나친 포만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담석은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 담낭을 남기고 담석만 제거하는 치료는 권장되지 않을뿐더러 존재하지도 않는다. 담낭 제거 수술은 향후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최종 치료법이다. 수술 적응증인 크기가 큰 담석, 다발성 담석, 1cm보다 큰 담낭 용종, 도자기 담낭, 암 가족력 등 합병증이나 악성으로 진행될 위험이 큰 환자에게 담낭 절제술이 권장된다. 다만 수술 위험성이 높은 사람이나 일부 특정 성분의 담석을 가진 사람의 경우 약물로 담석을 녹이는 치료를 하기도 한다.

마충현 강릉아산병원 암센터 간담췌외과 교수는 “콜레스테롤 결석만 우르소데옥시콜산과 같은 약물로 용해되며, 이 과정은 몇 달이 걸리고 약으로 해결되는 비율은 30% 미만”이라며 “치료 기간이나 효과를 판단해 수술 위험도를 잘 따져서 치료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담낭 제거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담즙을 저장하는 주머니인 담낭이 없어 간에서 만들어지는 담즙이 담관을 통해 곧바로 소장에 흘러 들어간다. 이 때문에 수술 후 초기에는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소화 장애나 설사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과도하게 지방이 많은 식사를 피하는 등 단기적으로 식이 조절이 필요할 수 있다. 이런 증상은 대개 2주 내로 해결되며 이후 환자의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

마 교수는 “담낭이 없어도 일상을 살아가는 데 크게 문제는 없으나, 수술 적응증 이외 무증상 담석 환자에게 예방적 제거 수술은 추천되지 않는다”라며 “담석만으로 암이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고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한다면 정기적인 검진만으로도 큰 걱정 없이 지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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