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이 쏘아 올린 공, 양자 상용화 시기는 언제

입력 2025-01-10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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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20년은 걸릴 것” 젠슨 황 발언에 출렁거린 시장
업계는 반박 …정부, 2035년 맞춰 양자내성암호체계 준비
GPU 만드는 엔비디아, 견제 발언이라는 분석도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5’에 참가하는 젠슨 황 최고경영자가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센터에서 기조연설을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5’에 참가하는 젠슨 황 최고경영자가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센터에서 기조연설을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

양자컴퓨팅의 상용화 시기를 두고 IT 과학계에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양자 컴퓨터가 상용화되기까지 20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하면서다.

젠슨 황 CEO는 7일(현지시간) 미국 CES 2025에서 열린 엔비디아 애널리스트데이 행사에서 “유용한 양자컴퓨터가 나오는 데 15년이 걸린다고 한다면 매우 이른 편에 속할 것”이라며 “30년이라고 하면 아마도 늦고, 많은 사람이 20년은 믿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젠슨 황의 발언 직후 구글의 양자컴퓨팅 윌로우 발표 이후 줄곧 치솟던 관련 기업 주가는 급락했다. 아이온큐 주가는 하루 만에 30% 넘게 떨어졌고, 아이온큐 주가를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상품(ETP)은 청산 위기에 놓였다.

“양자 컴퓨팅, 이미 활용되고 있다”…반박 이어져

▲이창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제4차 K-퀀텀 스퀘어 미팅' 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창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제4차 K-퀀텀 스퀘어 미팅' 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업계에서는 반박이 이어졌다. 양자 컴퓨팅 스타트업 D-웨이브 퀀텀의 앨런 바라츠 CEO는 황 CEO의 발언이 “완전히 틀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스터카드, 일본의 NTT도코모를 포함한 회사들이 양자 컴퓨팅을 사용해 비즈니스 운영에 이익을 얻고 있다”며 “게이트 기반으로 양자 컴퓨팅에 접근할 경우 수십 년이 걸릴 수 있지만, 어닐링 접근법을 사용하면 지금 당장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게이트 기반 양자 컴퓨팅은 큐비트(연산단위)를 조작해 계산을 수행하는 범용 방식, 어닐링 접근은 시스템의 가장 낮은 에너지 상태를 찾는 접근법을 포함한 계산 방식을 말한다. 쉽게 말해 어닐링은 물류, 금융 등 특정 분야에 맞춰 효율적인 계산 방식을 찾는다. D-웨이브는 양자 어닐링을 사용해 베이징의 교통 흐름을 최적화하는 등 여러 산업군에서 상용화 사례를 만들어내고 있다.

건강데이터 기업 수퍼트루스(SuperTruth) 창업자 제이슨 스나이더는 9일(현지시간) 미국 포브스지 기고를 통해 “황의 발언은 완벽히 확장 가능한 범용 양자 시스템에 적용될 수 있지만, 양자 컴퓨팅이 오늘날 이미 제공하고 있는 실질적인 가치를 무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제이슨은 “양자 컴퓨팅은 마케팅 물류에서 예측 분석에 이르기까지 의사 결정을 혁신해 기업이 직면한 가장 복잡한 과제 중 일부에 대한 더 빠르고 효율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면서 “이미 고전적 시스템이 처리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산업을 적극적으로 재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기관에서는 향후 10년 안에 양자 컴퓨팅 기술이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준비하고 있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는 2035년까지 기존 암호 시스템을 양자 저항 서명 표준으로 전환하라고 권고했다. 우리 정부 역시 국내 암호 체계를 2035년까지 양자 내성 암호로 전환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담은 마스터플랜을 지난해 7월 수립하고 절차를 밟아나가고 있다.

이창윤 과기정통부 차관은 9일 ‘제4차 퀀텀스퀘어 미팅’에서 “10년 안에 산업적 성과가 시장에 돌아올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라며 “양자 플래그십 프로젝트 착수, 양자종합계획 수립 등 주요 사업·정책을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젠슨 황 발언은 “양자 컴퓨팅 견제” 분석도

일각에서는 황 CEO 발언이 양자 컴퓨팅 업계를 견제하기 위한 발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기존 컴퓨팅 기술을 압도하는 계산 성능을 가진 양자 컴퓨팅이 상용화되면 엔비디아가 장악한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엔비디아 역시 현재 양자 컴퓨팅 기술을 개발하며 관련 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엔비디아는 2024년 3월에 엔비디아의 오픈소스 양자 컴퓨팅 클라우드 서비스를 출시했다. 오픈소스 ‘쿠다-Q(CUDA-Q)’ 양자 컴퓨팅 플랫폼에 기반을 둔 범용 클라우드 양자 컴퓨팅 액세스를 지원한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양자 컴퓨터가 현재는 일정 부분 오작동하는 경우가 있고 이걸 탐지하고 수정해야 하는 기술적 난제가 있다”면서 “대부분 전문가는 2031년까지 2분의 1 확률로 상용 양자 컴퓨터가 나올 거로 예측하고 2035년까지는 (등장할 확률이)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염 교수는 “기술을 예측하는 건 상당히 어려운 일이고 다양한 기업이나 전문가에 따라서 견해를 달리하고 있다”면서 “중요한 건 언젠가는 양자 컴퓨터가 나오니 양자 내성 암호 체계 등 대응책을 세우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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