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아 개혁신당 대표가 10일 이주영 정책위의장을 해임하고 현직 구의원을 임명하려다 다른 지도부 인사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당 대표 해임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4 대 2’로 구성된 불리한 지도부 구성을 바꿔 당내 주도권을 확보하려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준석·천하람 의원 등 당내 인사들의 반발이 터져 나왔다.
허 대표 등 개혁신당 지도부가 이날 오전 주재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모 서울시 동대문구의회 의원을 신임 정책위의장으로 임명하는 안건이 올라왔다. 허 대표는 전날(9일) 이 의장에게 사퇴하라는 취지의 통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당 안건은 다른 최고위원들의 반대로 부결됐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열린 상황에서 당 정책 방향을 주도하는 정책위의장을 바꾸는 건 이례적이다. 김철근 전 사무총장 경질, 사무처 직원 반발 등으로 위기에 처한 허 대표가 당내 주도권을 확보하려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개혁신당 당헌·당규에는 최고위 의결 때 찬반 의견이 3 대 3으로 같을 경우 당 대표가 결정하도록 한다. 현재 개혁신당 지도부는 허 대표, 천 원내대표, 이 의장, 이기인 수석최고위원, 전성균 최고위원, 조대원 최고위원 6명이다. 이 중 천 원내대표, 이 의장, 이기인 수석최고위원, 전성균 최고위원 4명은 허 대표에 비판적인 입장이다.
이에 당내에선 반발이 터져 나왔다. 이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주영 국회의원을 당의 정책위의장에서 해임하고 그를 동대문구 구의원으로 대체하려고 했다는 것으로 이제 이게 무슨 상황인지를 정확하게 드러내 보였다”며 “원내정당에서 국회 내 정책 협의의 주체인 정책위의장을 동대문구 구의원으로 보임하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당원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어떤 욕심으로 이런 일들을 하는지 정말 개탄스럽다”며 “당원과 지지자들께 죄송하고 단호하게 바로잡겠다”고 했다.
천 원내대표은 전날 페이스북에 “현행 당헌에 의하면 정책위의장의 임명과 면직(임면)은 모두 최고위 의결 사항”이라며 “해당 당헌 개정 절차에 참여하셔서 직접 표결까지 하신 분이 다 알면서 왜 이렇게까지 하시는지 모르겠다”고 허 대표를 비판했다. 이 수석최고위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결국 최고위 의결 구조에서 한 표라도 더 확보하려는 손학규 전략을 쓰겠다는 건데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것 같다”고 힐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