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광준은 왜 그런 끔찍한 살인자가 됐을까.
11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양광준의 두 얼굴’ 편으로 30대 여성 군무원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유기한 양광준의 범행을 집중 조명했다.
지난해 11월 2일 북한강에서 사람의 신체 일부가 떠올랐다. 10여 개의 비닐봉지에 나뉘어 유기된 시신의 정체는 33세의 군무원 이유진(가명)씨였다.
범인은 뜻밖에 빨리 검거됐다. 유진씨와 같은 근무지에서 근무했던 28세의 현역 군 장교 양광준 소령. 두 아이를 둔 가장이기도 한 그가 이 잔혹한 범죄의 범인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양광준은 기혼임에도 미혼인 유진씨와 2024년 초부터 교제를 시작했고 지난해 6월부터 관계 유지 문제로 갈등을 빚어왔다.
그리고 사건은 10월 25일 일어났다. 이는 28일 전근 예정이었던 양광준의 마지막 출근일이자 31일 계약이 만료되는 유진씨와의 마지막 출근길이었다.
양광준에 따르면 그날도 다툼은 이어졌고, 화를 참지 못해 우발적으로 유진씨를 목 졸라 살해했다. 살해 도구는 미리 차에 실어둔 노트북 도난 방지줄이었다.
이후 양광준은 직접 제작한 위조번호판을 달고 오후 21시 부대 인근 공사장에서 사체를 훼손했다. 26일에는 과거 자신이 군부대 생활을 했던 북한강에 시신을 유기했다.
양광준은 모든 범행이 우발적이었다고 주장했으나, 살인 시점보다 이른 오전 위조 번호판 제작 방법을 검색한 사실이 드러나며 살해 계획이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한 중요한 증거도 은폐한 사실이 드러났다. 두 사람이 주고받은 문자와 블랙박스가 모두 삭제됐고, 유진씨의 핸드폰은 심하게 파손된 채 버려졌던 것.
특히 양광준은 유진씨의 핸드폰을 버리기 전, 유진씨 어머니로부터 미귀가 신고를 한 경찰이 연락을 해오자 마치 유진씨인 것처럼 목소리를 바꾸어 미귀가 신고를 풀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의문점은 또 있었다. 부대 내 물품은 밖으로 가지고 나갈 수 없지만, 양광준은 사무실 공용인 노트북 도난 방지줄을 자신의 차량에 미리 실어두었다. 또한 유진씨의 사체를 훼손한 공사장은 사체 훼손 며칠 뒤 모두 철거되어 훼손 증거 역시 모두 사라졌다.
이처럼 양광준은 범행에 있어 철두철미했지만, 사체를 유기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훼손한 사체를 청테이프로 감아 북한강에 버렸지만, 물에 빠진 청테이프는 쉽게 분리됐고, 이를 담은 비닐봉지 역시 입구를 제대로 묶지 않아 모두 풀린 상태였다.
또한 시신의 신원을 감추기 위해 오른쪽 팔은 훼손하면서도 왼팔은 훼손하지 않아 지문이 통으로 나왔다. 그러나 훼손하지 말아야 할 곳은 또 지나치게 훼손되어 있어 의아함을 안겼다. 머리카락이 싹 밀려 있고 가슴까지 훼손되어 있었던 것.
이에 대해 양광준은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라고 진술했으나 전문가는 신빙성이 제로인 진술이라고 봤다. 범행에 있어 피해자에게 미안함보다는 신원이 밝혀지면 안된다는 것에 100% 집중되어 있었을 거라고 분석했다.
또한 훼손하지 않아도 되는 곳을 훼손한 것에 대해서는 “자기의 분노를 피해자의 시체에 투영한 것”이라며 “저 사람이 나보다 더 잘못했다. 자기 상황을 이렇게 만든 것에 대한 분노. 원한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