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FC-BGA’ 이유 있는 자신감
카메라모듈 경쟁력 기반으로 사업 확대
카메라 모듈로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온 LG이노텍이 앞으로 플리칩 볼그리드 어레이(FG-BGA) 생산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미 북미 시장 빅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양산을 시작한 만큼 FC-BGA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갖춰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FC-BGA는 고성능 반도체 칩을 메인보드 기판과 연결해주는 반도체용 기판이다.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5’에서 기자들과 만난 만난 문혁수 대표는 “앞으로 여러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개발 협력을 추진하며 수율 안정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은 2022년 시장 진출 6개월 만에 구미 2공장 파일럿 생산라인을 활용해 네트워크 및 모뎀용 FC-BGA 기판과 디지털TV용 FC-BGA 기판 양산에 성공한 바 있다.
같은 해 LG전자로부터 구미4공장을 인수해 FC-BGA 신규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이번 양산도 구미 신공장서 진행했다.
LG이노텍은 인공지능(AI)‧서버용 등 하이엔드(High-end) FC-BGA 시장에도 단계적으로 진입해 FC-BGA를 조 단위 사업으로 육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카메라 모듈에 비중이 높던 기존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LG이노텍은 FC-BGA에서 비교적 후발주자다. 때문에 회사는 단시간에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구미 4공장을 업계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AI)/자동화공정을 갖춘 ‘드림 팩토리’로 구축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 대표는 “스마트 팩토리는 초기 투자비는 들지만, 수율을 높이며 기술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갖출 수 있도록 하는 LG이노텍만의 차별화 요소”라고 말했다. 드림 팩토리뿐 아니라 향후 지분 투자, M&A 등 FC-BGA 관련 외부 협력 방안도 적극 모색하며, 시장 공략을 가속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삼성전기가 FC-BGA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LG이노텍의 경쟁력이 무엇인지를 묻자 문 대표는 “LG이노텍의 경쟁력은 카메라 모듈이었고, 공장 자동화로 역량을 갖춘 것”이라며 “공장 자동화가 힘을 발하면 우리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고, 가격에서도 합리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메라 모듈과 FC-BGA는 주문 제작되는 제품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기술과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의미다.
문 대표는 “유리 기판은 2, 3년 후에는 통신용 반도체에서 양산에 쓰이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고 서버용도 5년 후에는 주력으로 유리 기판이 쓰일 것”이라며 “LG이노텍도 이제 장비 투자를 해 올해 말부터는 유리 기판에 대해 본격 시양산(시제품 양산)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정부가 들어서는 것은 LG이노텍에 호재다. 중국산 카메라 모듈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문 대표는 “유럽과 미국의 기업들이 중국 제품을 쓰다가 저희 쪽으로 바꾸는 시도를 많이 하고 있다”며 “멕시코 공장에서 이를 생산해야 하는 데 큰 무리 없다”고 말했다.
회사는 카메라 모듈 분야에서 앞으로 수익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 중이다. LG이노텍은 올 6월경 증설이 완료되는 베트남 신공장을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 핵심 생산 기지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이번 증설로 베트남 공장의 카메라 모듈 생산능력(캐파)이 2배 이상 확대돼 고객사의 대규모 물량을 보다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문 대표는 LG이노텍이 모바일 분야에서 갖춘 원천 기술로 확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를 모빌리티 분야로 확대‧적용했듯, 다양한 산업군으로 넓힐 수 있다는 것이다.
문 대표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분야 사업 계획을 묻는 말에 “이번 CES 기조연설에 등장한 14개 휴머노이드 중 반 이상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6일 기조연설에서 휴머노이드 파트너사의 로봇 14대를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