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지는 장사 그만”…롯데면세점, ‘따이궁과 거래중단’ 업계 첫 결단

입력 2025-01-12 10:39 수정 2025-01-12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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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매출의 50% 비중이지만...“수익성 개선 집중 위한 절박함”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이 여행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고이란 기자 photoeran@ )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이 여행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고이란 기자 photoeran@ )

롯데면세점이 국내 면세업계 처음으로 따이궁(代購 : 중국 보따리상)과의 거래를 전면 중단했다. 따이궁이 그동안 면세점의 수익성 악화의 주범으로 지적됐던 만큼, 지속했던 실적 부진을 타개할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 특허권 획득 실패 이후 시내면세점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 왔는데, 이번 따이궁과의 결별로 인해 한 번 더 내실 경영에 집중할 전망이다.

12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말 거래 규모가 큰 주요 따이궁에게 이달부터 면세품 판매를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그동안 따이궁은 한국에서 면세품을 헐값에 대량으로 사들여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에 유통해왔다.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둘러싼 갈등으로 중국 정부가 자국 단체관광객의 한국 입국을 금지한 뒤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입출국 관광객이 더욱 줄면서 이들의 입지는 더 커졌다.

하지만 통상 따이궁은 국내 면세품 정상가의 40~50%를 수수료 명목으로 환급받는 조건으로 물건을 받기에 수익 악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국내 면세점들은 2023년 1월부터 따이궁에 대한 수수료를 줄여 현재 35% 안팎까지 낮췄다. 다만 수수료율이 수익의 마지노선인 20%보다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 롯데면세점 연 매출에서 따이궁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50% 수준이다. 이 때문에 거래 중단 시 당장 매출 급감이 우려되지만 이를 감수하더라도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절박함이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한마디로 더는 밑지는 장사를 안 하겠다는 것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이 2조4478억 원으로 전년 대비 9.1% 증가했지만, 누적 영업손실은 922억 원으로 적자를 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면세업계의 전례 없는 위기를 극복하고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며 “앞으로 단체관광객과 개별 여행객 유치를 활성화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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