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그린란드, 내일은 스발바르…트럼프發 제국주의 망령에 떠는 북극

입력 2025-01-1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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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그린란드 옆 노르웨이령 스발바르 관심 보일 수도
북극 둘러싼 러시아와 패권 경쟁 심화할라
“군사력 사용한 국익 추구 자극할 우려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자택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팜비치(미국)/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자택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팜비치(미국)/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덴마크령 그린란드 장악 의지를 드러내면서 북극 패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그린란드 점령 집착이 경쟁국들의 제국주의적 행동을 부추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의 그린란드에 대한 욕심이 러시아의 스발바르에 대한 영토 확장 야욕을 자극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그린란드 합병 의지는 북극의 광대한 광물 자원과 주요 수로를 지배하려는 패권 경쟁과 연관돼 있다. 트럼프 당선인 측 한 고위 보좌관은 그린란드 문제가 더 광범위한 지정학적 역학 관계에 관한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이는 단순히 그린란드에 관한 것이 아니라 북극에 관한 것”이라며 “석유와 가스, 중요 광물 등 국가 안보와 관련된 것이며, 러시아는 그곳에서 왕이 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측 역시 이러한 상황을 유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북극은 우리의 국익과 전력적 이익이 걸린 지역”이라며 “우리는 북극 지역의 평화와 안정의 분위기를 보존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의 행보에 떨고 있는 국가는 그린란드뿐만이 아니다. 북극 노르웨이령 스발바르 지역도 경계심을 갖고 상황을 바라보고 있다. 그린란드에 인접한 스발바르 역시 볼로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제국주의적 시선을 끌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스발바르는 1920년 체결된 조약에 따라 노르웨이가 주권을 갖고 있지만, 조약에 서명한 48개 국가 모두 천연자원을 개발할 권리를 갖고 있다. 또 러시아에 있어서는 북부 함대가 대서양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항로를 따라 위치해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스발바르의 여러 정착촌에는 소비에트 시대부터 내려온 러시아인들이 살고 있기도 하다.

이로 인해 러시아와 노르웨이는 그동안 스발바르를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여왔다. 2022년 노르웨이가 러시아를 겨냥한 경제 제재를 준수하고자 바렌츠부르크로 향하는 러시아 선박을 차단하기 시작하자 러시아 측은 인권 침해라고 비난했다. 지난해에는 러시아가 정착촌인 바렌츠부르크와 피라미덴에 소련 국기를 설치하고 극지 연구를 위한 새 과학 센터를 개소하겠다고 발표했다.

북극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그린란드 집착이 경쟁국들의 제국주의적 행보에 불을 붙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노르웨이 프리드쇼프 난센 연구소의 안드레아스 외스트하겐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은 중국, 러시아 등이 다른 나라에 군사력을 사용해 국익을 추구하는 것을 국제 문제에서 합법적인 수단으로 간주하도록 자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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