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규제 풀어 ‘역차별’ 없앤다… ‘로또 청약’에 무주택자 요건 추가[2025 국토부 추진과제]

▲2025년 국토교통부 주요 현안 해법 회의 관련 인포그래픽. (자료제공=국토교통부)

정부가 국민 주거 안정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새로이 도입한 제도를 소개했다. 투기 열풍을 불러온다는 비판을 받아온 ‘줍줍’ 청약을 개선하고, 리모델링 규제를 완화해 정비사업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13일 국토교통부는 ‘2025년도 업무계획’을 통해 올해 신규로 도입한 주택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해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통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매입확약으로 단기간에 입주가 가능한 신축매입임대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2년간 11만 가구의 공급 목표를 세운 가운데 올해부터는 공급속도를 높이기 위해 착공 시 대금을 선제적으로 지급한다.

대금 지급 선행 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은 최소화한다. 이기봉 국토부 주거복지정책관은 “선제적으로 지급되는 대금은 전체 공사비의 약 3~5% 정도”라며 “민간 사업자들이 착공을 서두르기 위한 인센티브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리모델링 제도도 개편한다. 지난해 재건축 규제가 크게 완화되며 리모델링을 추진하던 전국 곳곳의 단지는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재건축보다 진입이 쉽고 사업 속도가 빠르다는 이점이 사라지며 혼란을 겪게 된 것. 정부 또한 이를 인지, 상반기 내 리모델링 사업 절차를 간소화하고 변경 허가 절차를 신설한다. 용적률 등의 문제로 리모델링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단지를 위한 조치다.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에 규정된 재건축과 달리 리모델링에는 ‘주택법’이 적용돼 조합을 설립하려면 주택건설사업자로의 등록 절차를 거치거나, 타 사업자와 공동으로 사업을 시행해야 한다. 이를 개선해 리모델링 조합이 단독으로 정비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한다.

업계에선 리모델링 문턱이 내려가면 재건축·재개발과의 불균형이 일정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본다. 박용석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재건축과 리모델링은 경쟁적 관계에서 보완적 관계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며 “불필요한 규제 개선을 통한 리모델링의 정상적 추진 지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안으로 무순위 청약 제도 개편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2023년 집값 하락을 막기 위해 무순위 청약 요건이 완화됐으나, 분양가 상승으로 인해 ‘청약 광풍’이 불며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이에 무주택자 요건 추가와 지역 제한을 추가하기로 했다.

부정청약을 근절하기 위해 부양가족과 실거주 여부 등에 관한 확인 절차를 강화한다. 현재 가점제에서 직계존속을 부양가족 수로 산정하려면 해당 직계존속이 3년 이상 실거주 의무를 충족해야 한다. 실거주 여부는 가족관계증명서나 주민등록등·초본을 통해 확인하는데, 이 과정에서 위장 전입 등의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국토부는 서울 주요 단지 청약 시 추가로 건강 보험상 3년 치의 요양급여 내역도 확인한다. 통상 고령층인 직계존속의 특성상 병원이나 약국은 실거주 중인 집 주변으로 가는 경우가 대다수라는 점에서 착안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 부분을 법제화시키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청년주택드림대출도 다음 달 첫선을 보인다. 지난해 2월 출시한 ‘청년주택드림 청약통장’ 연계 상품이다. 이 통장에 1년 이상 가입한 만 19~34살 무주택 청년이 분양가 6억 원,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 청약에 당첨되면 최저 2%대의 금리로 분양가 8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 통장을 활용해 분양받을 수 있는 매입임대 주택 등 1만8000가구의 연계 주택도 공급한다.

전문가 사이에선 의견이 갈리고 있다. 자금 여력이 부족한 청년의 내 집 마련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무리한 매수를 부추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파격적 혜택은 맞지만, 주택 시장 침체로 집값이 더욱 내려가면 청년에게 더욱 부담될 수 있을 것”이라며 “실수요가 높은 40~50대와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