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누각?”...국민의힘, 지지율 강세에도 ‘불안감’

입력 2025-01-13 16:22 수정 2025-01-1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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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지지율 상승세에 “겸손해야”
전문가들, 보수층 결집해 응답
중도·무당층, 응답률 하락 추정
자체 계엄 특검 발의·‘이재명 때리기’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권영세 비대위원장. 2025.01.13.   (뉴시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권영세 비대위원장. 2025.01.13. (뉴시스)

국민의힘 지지율이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보다 높은 수준으로 반등하자, 지도부는 13일 ‘신중론’을 꺼내 들었다. 전문가들은 최근 여론조사의 ‘보수층 과표집 현상’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에 당 내부에선 ‘이재명 때리기’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다.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9~10일 실시.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 대상)에서 국민의힘은 40.8%, 더불어민주당은 42.2%를 기록했다. 전주 대비 국민의힘은 6.4%포인트(p) 오른 반면, 민주당은 3.0%p 떨어졌다. 양당 격차는 1.4%p로, 16주 만에 오차범위 내(95% 신뢰수준에서 ±3.1%p)로 좁혀졌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우리 당이 착각하지 않아야 할 것은 결코 우리 당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지지해주신 게 아니라, 나라를 바로 세우는 데 힘을 모으라는 질책과 당부의 뜻에 가까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럴 때일수록 더욱 겸손한 자세와 신중한 언행으로 국민에게 다가가야 한다. 지지자 분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잊지 말고,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위해 앞으로 싸워 나아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법원이 12·3 비상계엄 선포 사태 관련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재발부한 가운데 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법원이 12·3 비상계엄 선포 사태 관련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재발부한 가운데 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전문가들은 최근 여론조사들에 “사상누각”, “번지점프 뛰면 이는 출렁임”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SBS 라디오에서 “지금은 계엄 직후보다는 확실히 보수층이 결집해서 응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당 지지율은 크게 의미가 없다는 게 박 대표의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학계 관계자는 “현재 여론조사는 양당을 지지하는 소수만을 대상으로 실제 진행되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여론조사 동향에서도 이러한 측면이 드러난다. 리얼미터 여론조사 응답자를 정치 성향을 보여주는 ‘차기 대선 집권 선호도’로 분류해보면, ‘집권 여당의 정권 연장’(가중값 적용치)에 동의한 응답자는 323명(2024년 12월 4주)→349명(2025년 1월 1주)→414명(2025년 1월 2주)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여론조사에 응답하는 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야권에 의한 정권 교체’에 동의한 수는 605명(2024년 12월 4주)→586명(2025년 1월 1주)→532명(2025년 1월 2주)으로 감소했다.

‘중도층’이나 ‘무당(無黨)층’으로 대변되는 ‘잘 모름’ 수도 73명(2024년 12월 4주)→67명(2025년 1월 1주)→60명(2025년 1월 2주)으로 줄었다. 이들의 경우 일부가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넘어갔을 수 있지만, 비상계엄이나 윤석열 대통령 탄핵 등 정국 상황을 고려하면 가능성은 작다. 오히려 중도층이나 무당층은 여론조사에 응답하지 않는다는 경향을 추정할 수 있다. 이에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에서 “의원들이나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당원들의 적극적인 지지층들의 압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당내에선 여론조사 상황을 반영한 듯한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8일 부결된 내란 특검법에 대한 여당 이탈표는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범야권 192명 전원이 찬성표를 던졌다고 가정하면, 국민의힘에서 내란특검법 이탈표는 6표다. 지난달 12일 본회의 표결 당시와 비교하면 이탈표가 1표 늘었다. 지도부는 야당의 ‘내란 특검법’에 대응하기 위해 수사 범위를 축소한 자체 ‘계엄 특검법’을 마련에 나섰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들은 “어차피 헌재가 판결하든 안 하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심리적 탄핵은 이미 끝난 상태”라고 표현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때리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권 원내대표는 당 지지율 상승세를 언급하며 “탄핵 폭주, 특검 중독, 국가 핵심 예산 삭감으로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이재명 세력에 맞서 싸우며 올바른 나라를 만들어 달라는 절규 어린 호소”라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2일 페이스북에 “정권교체를 원한다는 국민은 65%나 되는데, 이재명 의원의 지지율은 30% 근처에 불과하다”며 “국민들이 정권교체를 원한다고 해서 그것이 윤석열에서 이재명으로 교체를 원한다는 것은 아니다”고 일갈했다.

기사에 인용된 리얼미터 여론조사들은 무선(97%)·유선(3%)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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