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테크워’…로봇, 어디까지 왔나 [휴머노이드 시대의 서막]

입력 2025-01-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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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01-14 17:34)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인간 닮은 로봇, BMW공장에서 조립·아마존 창고서 물류 업무도
글로벌 기업, 자체 기술 개발 및 스타투업 투자 활발
오준호 삼성 미래로봇추진단장 "휴머노이드 로봇 시대 의외로 빨리 올 것"

▲피겨AI의 휴머노이드 로봇 '피겨02'가 BMW 공장에서 작업 중이다. (피겨AI 홈페이지)
▲피겨AI의 휴머노이드 로봇 '피겨02'가 BMW 공장에서 작업 중이다. (피겨AI 홈페이지)

로봇 스타트업 피겨 AI가 만든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는 BMW 공장에서 자동차 조립을 돕고 있다. 아마존이 투자한 어질리티로보틱스의 휴머노이드 ‘디짓’은 아마존 물류 창고에 투입됐다. 중국에서는 유니트리가 휴머노이드를 불과 1만6000달러(2340만 원)에 판매한다.

휴머노이드 산업은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현재 가장 ‘핫’한 미래 먹거리다. 산업 생산현장에서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해준 로봇은 이제 일상에 스며들며 사람과 직접 소통하고 여러가지 행동과 작업을 수행하는 기술에 이르렀다. 보여주기식 기술 경쟁이 아니라 생존을 건 ‘혈투’가 예고된다.

▲테슬라 휴머노이드 로봇인 '옵티머스' 2세대 (테슬라 유튜브)
▲테슬라 휴머노이드 로봇인 '옵티머스' 2세대 (테슬라 유튜브)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4년 뒤 240조 원 규모로 커질 휴머노이드 시장에서 가장 앞선 글로벌 테크 기업은 테슬라다. 2022년 9월 말 휴머노이드 ‘옵티머스’ 시제품을 공개했다. 테슬라는 옵티머스 성능을 개선한 뒤 올해 말까지 1000대를 자사 자동차 생산라인 등에 배치할 계획이다. AI 추론 능력을 갖춘 휴머노이드 대량 생산체제를 갖춰 내년부터는 외부 판매도 시작할 계획이다.

테슬라와 함께 미국 휴머노이드 선두주자로 꼽히는 피겨AI도 주목할하다. 이 회사가 공개한 휴머노이드 ‘피겨02’는 BMW 미국 공장에 투입돼 시험 작업 중이다. 동료 작업자에게 커피도 내려줄 수 있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중국도 휴머노이드 상용화에 진심이다. 지난해 중국 기업 유니트리가 출시한 가사용 로봇 ‘G1’은 2000만 원 대에 불과하다. 낮은 가격이지만 미세한 손가락 제어도 가능해 프라이팬의 음식을 뒤집을 수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연합뉴스)

AI 반도체 선두주자인 엔비디아는 최근 피지컬 AI 개발 플랫폼 ‘코스모스’를 공개했다. 피지컬 AI는 휴머노이드·자율주행차와 같은 물리적 기기에 탑재되는 AI를 의미한다. 올해 상반기엔 휴머노이드 용 소형 컴퓨터의 최신 버전 ‘젯슨 토르’도 출시한다.

엔비디아는 ‘피지컬 AI’를 통해 새로운 시대를 주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5 기조연설을 통해 “로봇을 위한 챗GPT의 모멘트가 다가오고 있다”며 챗GPT가 AI 시대를 연 것처럼 조만간 AI와 로봇이 결합한 휴머노이드 시대가 도래할 것임을 시사했다.

글로벌 기업들은 로봇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 등 빅테크들은 지난해 로봇 업체 ‘피겨 AI’에 약 6억7500만달러(약 9877억 원)를 투자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와 오픈AI는 로봇 스타트업 ‘피지컬 인텔리전스’에 공동 투자했다.

▲에이딘로보틱스의 로봇핸드 (에이딘로보틱스 유튜브)
▲에이딘로보틱스의 로봇핸드 (에이딘로보틱스 유튜브)

삼성과 포스코, GS, CJ 등 국내 대기업도 기업형 밴처캐피탈(CVC)를 통해 로봇 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지난해 국내 로봇 업체 에이딘로보틱스에 투자한 게 대표적이다. 에이딘로보틱스가 개발한 로봇핸드는 손가락 마디마다 힘을 측정·제어하는 센서가 탑재됐다. 에이딘로보틱스 관계자는 “휴머노이드에 필수적인 부품”이라며 “아주 정밀한 작업이나 계란, 명함과 같은 얇고 부러지기 쉬운 제품들도 핸들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휴머노이드 기술 개발과 투자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건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기회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특히 휴머노이드는 제조 현장의 자동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돌봄 등 사회적 변화 속에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산업계는 향후 이들 로봇이 사람들의 일상과 산업에 광범위하게 통합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달 초 삼성 미래로봇추진단장으로 선임된 ‘휴머노이드 아버지’ 오준호 카이스트 명예 교수도 휴머노이드 시대가 더 빨리 올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CES 2025 현장을 찾은 그는 로봇 관련 제품들을 둘러보며 사업 계획을 구상했다.

오 교수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이번 CES에서 AI가 가장 큰 화두였고, 그다음이 연결성이었다”며 “AI의 연결성을 잘 보여주는 가장 좋은 수단 중 하나가 로봇이고, 그게 휴머노이드로 상징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휴머노이드 대중화가 개인적으로 먼 훗날의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더 빨리 다가올 수 있을 것이란 가능성이 보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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