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부터 글로벌 빅파마 초대형 계약…존슨앤드존슨 21조 원·일라이 릴리 3.4조 원
삼성바이오·셀트리온 등 메인 발표 예정…유나이티드 CEO 살인사건 여파에 경비 삼엄
1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상징 중 하나로 꼽히는 웨스틴 세인트 프랜시스 호텔 앞. 이곳은 이른 아침부터 말쑥한 차림의 사람들로 북적였다.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산업 투자 행사 ‘제43회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가하기 위한 인파다.
이번 행사에는 전 세계 550여 개 기업과 업계 전문가 8000명 이상이 참가했다. 글로벌 거시경제적 환경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개최된 만큼 행사에 대한 관심이 더욱 집중됐다.
제레미 멜먼 JP모건 헬스케어 투자 총괄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올해 제약‧바이오 분야는 낙관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지정학적 위험과 새로운 행정부가 출범하는 것에 따른 위험이 있다”라면서도 “지난해 헬스케어 분야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보인 메드테크를 비롯해 제약, 진단 등에서도 긍정적 지표가 나타나 성장이 기대된다”라고 내다봤다.
메인 발표가 진행되는 2층 그랜드볼룸은 글로벌 빅파마의 발표를 듣고자 모인 청중으로 가득 찼다. 복도도 발표와 미팅을 하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 로슈, 존슨앤드존슨, 화이자 등 글로벌 빅파마가 차례로 발표에 나섰다.
특히 첫날부터 글로벌 빅파마가 빅딜 소식을 전했다. 존슨앤드존슨은 뇌질환 바이오기업 인트라셀룰라테라피스를 총 146억 달러(약 21조 원)에 인수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2년 사이 체결된 계약 중 가장 큰 규모다.
존슨앤드존슨은 이번 인수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조현병 치료제 '카플리타'를 품게됐다. 회사는 카플리타로 매년 10억 달러(약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호아킨 두아토 존슨앤드존슨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거래는 기존 계약과는 다른 큰 의미를 지닌 계약”이라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고 강조했다.
일라이 릴리는 스콜피온 테라퓨틱스를 25억 달러(약 3조4000억 원)에 인수했고,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미국 바이오기업 IDRx를 총 11억5000만 달러(약 1조600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애브비는 중국 제약사 심시어의 T세포 인게이저 후보물질을 최대 10억5000만 달러(약 1조5000억 원)에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T세포 인게이저는 암세포와 면역세포를 물리적으로 연결해 암을 치료하는 기전이다.
국내 기업도 무대에 오른다. 행사 둘째 날인 14일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그랜드볼룸에서 발표한다. 마지막 날에는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가 창립 이래 처음으로 그랜드볼룸에 선다. 롯데바이오로직스와 휴젤, 클래시스는 아시아태평양 트랙에서 발표한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초청받지 못한 기업은 한 블록 떨어진 힐튼 호텔에 ‘바이오 쇼케이스’로 모였다. 이곳에서 파트너링을 통해 글로벌 기업과의 기술이전 및 협력을 모색한다. 쇼케이스에 참가한 국내 기업 관계자는 “국내외 기업을 다양하게 만날 기회의 장”이라며 “한국 기업이 좋은 성과를 내 국내 바이오산업의 발전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행사장 주변과 내부는 지난해와 달리 경비가 삼엄했다. 최근 벌어진 미국 최대 보험사 유나이티드 최고경영자(CEO) 살인사건 여파다. 실제 샌프란시스코 경찰청은 “콘퍼런스 내내 충분한 경찰이 배치하고 완전한 인력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