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당국, LA 산불 진화에 수감자까지 동원...비판 봇물

입력 2025-01-1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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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감자 화재 진압 보조 업무에 투입...감형 혜택 부여
낮은 시급에 착취라는 비판 나와
수감자들 “교도소에 있는 것보다 나아”

▲1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 퍼시픽팰리세이즈에서 발생한 화재 진압 활동에 투입된 수감자들이 방화선을 구축하고 있다. 퍼시픽팰리세이즈(미국)/EPA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 퍼시픽팰리세이즈에서 발생한 화재 진압 활동에 투입된 수감자들이 방화선을 구축하고 있다. 퍼시픽팰리세이즈(미국)/EPA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로스앤젤레스(LA) 일대를 강타한 산불이 일주일째 확산 중인 가운데 수백 명의 교도소 수감자를 화재 진압에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미국 내부에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NBC뉴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교정갱생부(CDCR)는 ‘캘리포니아 교정 및 갱생 소방 캠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783명의 수감자를 대규모 화재 진압 현장에 투입했다.

이들 수감자는 불에 탈 만한 물건을 치우거나 방화선을 자르고, 연료를 제거하는 등 보조 작업을 수행한다.

수감자가 산불 진압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면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해야 하며, 형량이 8년 이하여야 한다. 또한, 방화나 성폭력과 같은 전과가 없어야 한다. 화재 진압 업무에 투입된 수감자들은 하루 근무당 복역 일수를 이틀씩 감면해주는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일부는 전과 기록을 말소할 수도 있다고 한다. 현재 수감자들을 대형 산불 진압에 투입하는 주(州)는 캘리포니아를 포함해 최소 12개 주가 있다.

캘리포니아 교정국에 따르면, 화재 진압에 투입됐던 수감자들이 석방된 후 캘리포니아 소방국(Cal Fire)에 지원할 수 있지만, 화재진압 경력을 살려 취업을 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NBC뉴스는 전했다.

일각에서는 수감자들을 착취하는 행위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들은 시간당 10.24달러(약 1만5022원)를 받고 산불 진압 업무를 하고 있으며, 비상 상황에는 1달러를 더 받을 수 있다. 이는 캘리포니아주 최저임금 16.50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한 네티즌은 “수감자들이 훈련을 받고 선택권이 주어지지만, 보수는 매우 적다”면서 “또한 화재 진압 중 다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청소년 수감과 범죄화 예방 단체인 ‘회복적 청소년 사법 연합’ 공동 설립자 조지 갤비스는 “자발적인 프로그램이라고 하지만,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아 착취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비판에도 상당수 재소자는 “감옥에 있는 것보다 훨씬 낫다”며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입을 모은다. 캘리포니아 교도소에 9년간 수감됐던 매슈 한은 2021년 워싱턴포스트(WP) 기고한 에세이에서 “캘리포니아 교도소 환경이 너무 끔찍해서 차라리 산불 진압에 참여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자 가장 안전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조지타운에서 비슷한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수감자는 NBC뉴스에 “교도관은 우리를 쓰레기처럼 취급하지만, 이곳에서는 우리를 인간으로 대한다”면서 “보수는 적지만, 일자리는 얻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15일까지 강풍이 예보되며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산불 사망자 수는 최소 24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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