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가 지난해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우울한 성적표가 예상된다. 주택시장 등 업황악화와 공사비 상승 인한 원가 부담이 지속된 영향이다.
1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 건설사 9곳(GS건설, 금호건설, 코오롱글로벌, HL D&I, HDC현대산업개발, 삼성E&A, DL이앤씨, 현대건설, 대우건설)의 지난해 영업이익 예상치는 전년보다 7.1% 감소한 2조4741억 원이다.
2023년 3900억 원에 가까운 영업적자를 낸 GS건설이 흑자로 돌아서면서 감소 폭이 상쇄됐다. GS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8개사 실적만 보면 영업이익은 29.6% 줄어든다.
총 9개 건설사 중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 곳은 GS건설과 HL D&I, HDC현대산업개발 등 3곳에 불과하다.
GS건설은 지난해 3252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흑자 전환할 전망이고 HL D&I와 HDC현대산업개발은 전년보다 각각 16.6%, 6.8% 증가한 591억 원, 2086억 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다만 이들도 과거와 비교하면 좋은 성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GS건설의 지난해 예상 영업이익은 2022년 5548억 원의 60% 수준이다. 2021년 6465억 원에 비하면 절반 정도다. HL D&I는 2022년보다는 늘었지만 2021년 786억 원에는 못 미친다. HDC현대산업개발도 2021년 273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영업이익이 감소 폭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이는 곳은 대우건설이다. 대우건설의 예상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45% 줄어든 3643억 원이다.
장윤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연중 지속된 매출액 감소세가 4분기에도 이어진 가운데 원가율 개선 조짐이 감지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2023년 4분기부터 발생한 이용 이슈가 반복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건설은 영업이익이 24.7% 감소한 5916억 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원가율 부담이 높은 주택 착공 물량이 실적을 억누르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김기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021~2022년 주택 분양 확대 여파는 해외 수익성 악화와 더불어 원가율 회복 지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대표이사 변경에 따른 고강도 현장 재점검으로 인한 추가 원가 반영 이슈가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DL이앤씨와 삼성 E&A는 각각 18.2%, 13.3% 줄어든 2703억 원, 8615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전망이다.
2023년 21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금호건설은 1824억 원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2~3분기 2021~2022년 착공 물량에 대한 선제적인 손실 처리를 한 영향이다. 분기 기준으로 보면 4분기에는 흑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코오롱글로벌도 마이너스 240억 원으로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할 전망이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공사원가 상승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리스크가 마무리 중이지만 업황 개선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치고 해외 성과도 국내 부문 부진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며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저수익 공사 준공과 신규 착공이 증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