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보증보험·DN솔루션즈·롯데글로벌로지스 등 대어 줄대기
상장철회 씨케이솔루션·에이스엔지니어링 등 복귀 기대
지난해 하반기 움츠렸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을사년(乙巳年) ‘푸른 뱀의 해’에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3년 만의 대어 LG CNS가 내달 상장을 앞두고 있고, 비우호적인 증시환경에 상장을 미뤘던 씨케이솔루션, 에이스엔지니어링 등의 복귀가 예상된다. 서울보증보험, DN솔루션즈, 롯데글로벌로지스 등은 한국거래소(KRX)의 심사 승인 절차를 완료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 CNS는 15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5만3700~6만1900원을 희망공모가 밴드로 제시했다. 예상 시가총액은 5조2027억~6조 원 수준이다. 21~22일 일반 청약을 거쳐 다음 달 상장을 예정하고 있다. LG CNS의 흥행 여부에 따라 연초 공모시장 분위기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1월 IPO 시장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증권가는 올해 IPO 기업수가 2021년 전고점(89개)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를 찍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연간 IPO 기업수는 2021년 고점을 찍고 2022년 70개로 줄어든 뒤 2023년 82개, 지난해 77개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흥국증권은 올해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한 신규상장 기업수가 전년 대비 16.9% 증가한 90개로 전망했다.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접수한 기업수는 2023년 초 52개, 지난해 57개, 올해 초 55개로 견조한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 시장에선 서울보증보험(예상 기업가치 2조~3조 원), DN솔루션즈(5조~6조 원), 롯데글로벌로지스(1조 원) 등이 심사 승인을 마쳤다. 이들 기업 모두 LG CNS와 더불어 시가총액 1조 원 이상을 노리는 대어들이다.
기초 화장품 기업 달바글로벌(예상 기업가치 7000억 원)도 지난해 11월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접수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LG CNS와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월, 서울보증보험은 3월, DN솔루션즈와 달바글로벌은 상반기 내 증시에 입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상장을 철회한 케이뱅크, 씨케이솔루션, 에이스엔지니어링 등의 복귀도 기대된다. 다만, 케이뱅크는 지난해 수요예측 결과를 바탕으로 공모가를 낮추고 공모 물량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재무적투자자(FI)들 상당수가 이를 수용하지 않아 IPO 삼수 도전이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인공지능(AI)·클라우드, 로봇, 헬스케어 업종의 IPO도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SK그룹 산하 티맵모빌리티, SK엔무브 등을 비롯해 메가존클라우드, 베스핀글로벌, 리벨리온 등 AI를 정체성으로 내세우는 기업들도 IPO를 저울질 하고 있다.
물류 및 로봇자동화 업체 티엑스알로보틱스,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인 나우로보틱스 등 증시 모멘텀을 주도하는 섹터 기업들도 IPO를 앞두고 있어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1위 핀테크 기업 밸런스히어로도 미래에셋증권과 상장 주관 계약을 맺고 국내 증시 입성에 도전할 계획이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최근 5년래 1월 수요예측 진행 기업이 가장 많은 수준”이라며 “LG CNS의 흥행 여부에 따라 향후 연간 IPO 시장 방향성이 일부 영향을 받겠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IPO 시장 훈풍에 기대를 가져도 좋을 것이라 판단된다”고 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올해 IPO 시장은 한바퀴 돌아온 주기상 IPO 풍년의 해를 전망한다”며 “재작년과 작년 코스피 시장의 대어급 부재가 올해부터 본격 해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