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간대 극적 반등…저가매수 심리ㆍ美증시 동조화가 원인”
트럼프 취임 전후 변동성 지속 전망…12월 美 PPIㆍCPI 주목해야
비트코인이 고금리 우려 등으로 인해 하루 사이 5% 넘게 등락하며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취임을 전후로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여전히 상승 여력은 남아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14일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인 13일 오후 2시 기준 9만4000달러 대에서 하락을 시작해 오후 11시 35분께 한때 9만 달러선이 붕괴하며 8만9941달러를 나타냈다. 비트코인 가격이 9만 달러를 하회한 것은 지난해 11월 18일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약 9시간 만에 5% 넘게 하락한 이후 반등을 시작한 비트코인은 한 시간 만에 9만1000달러 선을 회복하며 이날 오전 7시께부터는 9만4000달러 위에 머물며 회복력을 입증했다. 오후 3시 3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약 1% 상승한 9만5024달러다.
국내 분석가들은 이번 하락의 원인으로 금리 인하 기대감 하락과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둔 시장의 변동성 증가 등을 꼽았다.
장경필 쟁글리서치 센터장은 “(미 경제 상황으로 인해)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골드만 삭스를 비롯한 주요 투자은행이 25년 금리 인하 폭이 기존 예상치 대비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위험자산이 전반적으로 조정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이승화 디스프레드리서치 팀장 역시 “어제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만한 사건은 보이지 않았으나, 시장의 인플레이션 우려와 이로 인한 국채 금리 상승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고 했다.
반면 큰 하락에도 극적 반등한 이유에 대해서는 저가매수 심리와 미 증시의 동조화 현상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13일(현지시간) S&P500, 다우존스, 나스닥종합지수 등 미국 3대 지수 역시 하락으로 시작한 뒤 저가매수 심리로 인해 반등하며 혼조세로 마감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비트코인도 이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는 분석이다.
김민승 코빗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시간대에 9만 달러에서 반등 후 상승했는데, 이는 저가매수 투자심리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고, 장경필 센터장은 “비트코인과 미 증시의 상관관계는 특정 경제 상황이나 정책 변화 시기에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분석가들은 비트코인이 전날 9만 달러선 붕괴에도 극적 반등에 성공했지만, 트럼프 취임을 전후로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이날 밤과 내일 밤 각각 예정된 미국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내용과 그 해석에 따라 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강한 변동성에도 아직 비트코인의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크립토퀀트 기고자 맥디(MAC.D)는 전날 하락 원인에 대한 의견을 자신의 X(구 트위터)에 밝히며 “실현가치 대비 시장가치(MVRV) 지표가 아직 2.28로 과열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6개월 미만 단기 투자자 비율도 60%로, 과열(70% 이상)됐다고 볼 수 없고, 비트코인에 대한 실질 수요도 여전히 높다. 영구 매집 주소(비트코인을 한 번도 판매하지 않은 주소)도 역대급 증가를 보이고 있다”며 온체인 분석상 상승여력은 충분하다는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