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구 외 지도부·국조특위 의원 빠져
권영진 등 폭행당했다는 주장
공수처 출범 임박해 與의원 일부 관저로
국민의힘 의원 30여 명은 윤석열 대통령 2차 체포영장이 집행되는 15일 영장 집행 저지를 위해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 집결했다. 대다수 1차 집행 때 참석했던 의원들이었다. 다만 논란이 됐던 당 지도부나 내란 혐의 국정조사 특위 소속 의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새벽 4시께부터 관저 앞에 모이기 시작했다. 오전 8시 기준으로 이상휘·박대출·강명구·조배숙·조지연·이만희·성일종·이철규·김기현·정희용·김정재·정점식·권영진· 이종욱·강승규·박성민·구자근·유상범·장동혁·김위상·나경원·김석기·김장겸·이인선·김선교·박상웅 ·박수영·정동만·박충권·윤상현 의원 등이 모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관저 앞에서 ‘인간 띠’를 만들어 영장 집행 저지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권영진 의원 등 일부가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장에 있던 박충권 의원은 채널A 라디오에 출연해 “권영진 의원께서 공수처 진입과정에서 폭행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며 “의도적인 폭행인지 불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옷도 찢어졌다”고 말했다.
이날 모인 의원 대다수는 1차 집행 때 관저 앞에 모였던 의원들이었다. 1차 집행 때인 6일에는 영남권 지역구를 둔 친윤(친윤석열)계 의원 44명이 집결했었다. 하지만 당 지도부 일원인 임이자 비상대책위원, 권성동 원내대표 비서실장인 최은석 의원 등 일부 당 지도부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에 참여 중인 강선영·박준태·임종득 의원도 이번엔 오지 않았다. 다만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의 비서실장이자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 출신인 강명구 의원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김기현 의원은 “공수처와 국가수사본부가 불법 체포영장 집행을 강요하면서 불법 상태를 우려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며 “이런 국민적 우려와 혼란은 공수처가 자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불법적 공권력 행사와 불법적 유혈 사태 조장의 일체 행위를 중단해줄 것을 강력하게 촉구하며 헌정 질서와 법치를 파괴하는 내란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한 책임이 따를 것임을 경고한다”고 촉구했다.
뒤이어 나경원 의원은 “직무만 정지돼 있을 뿐 현직인 대통령에게 이런 물리력을 무리하게, 불법적으로 행사하는 것은 대한민국 법치주의를 후퇴시키는 것”이라며 “공수처는 즉각 수사권을 경찰에 이양하고 더 이상 이런 물리적 충돌을 유발하지 말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오전 8시 30분께 윤 대통령이 곧 관저 밖으로 나올 예정이라는 말이 돌자 의원들도 하나둘씩 관저를 나오기 시작했다. 일부 의원들이 비상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고, 이를 대비해 국회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도부는 의원들에게 전원 경내 비상대기를 지시했다.
이후 관저에는 김기현·나경원·정점식·박대출·이인선·유상범·박성민·김석기 의원, 당 비상대책위원을 지낸 김행 전 여성가족부 장관 등이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영장 집행이 길어지자 남은 의원들은 윤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관저 안으로 들어갔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우리 청년들이 충돌해서 유혈사태가 나는 것이 걱정이 되니 내가 나가겠다”고 말했다고 권영진 의원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