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택시 수수료 부당 징수한 DGT모빌리티에 과징금 2억2800만원

▲카카오택시. (카카오모빌리티 홈페이지 캡쳐)

공정거래위원회가 부당한 계약조항을 설정해 자사 배차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아도 수수료를 일괄 징수한 DGT모빌리티에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15일 가맹사업법을 위반한 DGT모빌리티에 시정 명령과 과징금 2억2800만 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DGT모빌리티는 카카오모빌리티의 대구·경북지역 '카카오T블루' 택시 가맹 본부다. 카카오T앱을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는 DGT 지분의 26.79%를 소유하고 있다.

카카오T블루 가맹 택시기사들은 카카오T 앱으로 호출한 승객 외에도 다른 앱을 이용해 택시를 호출한 승객이나 호출 없이 길거리에 있는 승객도 태울 수 있다. 그러나 DGT모빌리티는 2019년 11월부터 플랫폼 이용료 외에도 로열티 및 홍보·마케팅, 차량관리 프로그램 이용료, 전용 단말기 유지보수 등을 이유로 가맹 택시기사 전체 운임의 20%를 가맹금으로 일괄 징수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해왔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가맹 택시기사가 카카오T 앱을 이용하지 않고 다른 택시 호출 앱을 이용하거나 배회영업으로 발생한 운임에 대해서도 카카오T 앱을 이용한 대가를 징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위 계약조항에 따라 DGT모빌리티는 가맹 택시기사가 카카오T 앱을 이용했는지에 관계없이 미터기에서 확인되는 전체 운임 합계의 20%를 가맹금으로 수취했다"고 부연했다.

이에 따라 가맹 택시 기사들은 카카오T 앱을 이용하지 않은 경우에도 호출 플랫폼 이용료를 부담했다. DGT모빌리티는 2020년 1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전체 운행 건수 약 7118만 건 중 카카오T 앱을 이용하지 않고 타 호출 앱 이용·배회영업 등으로 운행한 약 2030만 건(28.5%)에 가맹금을 부과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해당 기간 DGT모빌리티가 수취한 전체 가맹금(약 988억 원) 중 배회영업 등에 대한 가맹금 비중이 건수 비중(28.5%)과 같다고 가정하면 배회영업 등에 부과한 가맹금은 약 282억 원 상당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용하지 않은 배차(호출) 이용료를 제외하면 최소한 해당 금액보다 적은 금액을 수취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DGT모빌리티의 이런 행위는 가맹사업법상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부당한 계약조항을 설정, 가맹점 사업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가맹본부가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가맹점주의 가맹 외 영업에 대해서도 가맹금을 수취하는 부당한 계약 체결 행위가 불공정행위임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부당하게 가맹금을 수취하는 행위를 근절해 가맹시장의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고 향후 가맹계약 협상 과정에서 가맹 외 영업에 대해서는 가맹금을 수취하지 않도록 해 가맹점주들의 부담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