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우리나라 경제를 주름잡으며 각분야에서 1위경쟁을 벌였던 삼성과 현대가 최근 카드부문에서는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다.
총 취급액 부문에서 현대카드는 12조5600억원을 달성, 삼성카드의 12조4893억을 넘어서 사상 처음으로 2위에 등극했다.
삼성카드는 불황 등을 감안, 무리한 확장보다는 부실채권 매각 등 내실에 힘쓰다 덜미를 잡힌 셈이다.
과거 LG카드(현 신한카드)와 함께 신용카드 업계 1위 자리를 다퉜던 삼성카드로서는 자존심이 상할만한 사건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2위 자리를 놓고 삼성카드와 현대카드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양사의 신경전 또한 고조되고 있다.
최근 삼성카드는 상반기 현대카드 실적에 대해 "내수경제 침체로 인한 경기 부양책에 신규로 자동차 구입시 세제감면 혜택의 수혜를 현대·기아자동차와 현대카드가 받은 결과"라고 평가 절하했다.
이에 대해 현대카드는 "삼성카드의 경우 상반기 실적 중 비자카드 지분을 매각해 얻은 이익 646억 원, 상각채권을 매각해 얻은 이익이 434억 원 이라며 총 1858억 원의 영업이익 중 1080억 원이 1회성 영업이익"이라고 되받아 쳤다.
사정이 이렇게 돌아가자 두회사는 신경전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라고 진화에 나섰다. 양사의 일부 직원들이 비공식 석상에 개인의 의견을 개진한 것일 뿐이라는 것.
현대카드 관계자는 “삼성카드와 현대카드가 감정적으로 대립해 무슨 이득이 있겠냐”고 반문하며 “우리는 평소대로 우리의 갈 길을 가는 것 뿐 삼성카드에 대해 악의적 감정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도 “삼성카드의 상반기 실적이 나쁘게 나와 구설수에 휘말리는 것 같다”면서 “하반기에는 적극적인 시장공략으로 명예를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하반기 두회사의 순위다툼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카드는 상반기 축소했던 영업활동을 대폭 늘린다는 방침을 정하고 영업조직 강화와 카드론 사업, 신상품 출시를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카드측은 “지금까지는 내부를 다지는 시간이었다”며 “하반기에는 장기적으로 효율성 극대화를 통해 삼성카드의 면모를 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카드 또한 영업을 확대 방침을 정하고 이번 기회를 계기로 2위 자리에 쐐기를 박겠다는 태세다. 신규회원 발굴에 더욱 역점을 두는 한편 그동안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일정수준 이하의 회원을 유치하지 않았던 규제를 다소 완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 중장기성장을 위한 동력 확보를 위해 브랜딩, 신상품 개발, 인프라 업그레이드 등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현재의 경제동향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상품별로 차별화된 정교한 리스크 전략을 바탕으로 신규회원 유치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