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기보다 급진적…“다함께 저항 최선”
각국 각자도생…취임 전부터 달래거나 위협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서 “20일 우리 관세와 수입세, 해외에서 들어오는 모든 수입을 걷을 대외수입청(ERS)을 창설하겠다”며 “미국과의 무역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에게 세금을 부과함으로써 그들은 마침내 공정한 부담을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재무부 산하 국세청(IRS)이 자국 내 기업과 개인에게 세금을 부과하고 걷는 것처럼 관세를 징수할 별도의 기관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관세는 현재 관세국경보호청(CBP)이 징수하고 있다. 전체 연방 세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다.
트럼프 당선인은 “무르고 비참할 정도로 약한 무역협정으로 인해 미국 경제는 세계 성장과 번영을 가져다주면서도 스스로 세금을 매겨 왔다”며 “이제는 바꿀 때가 됐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인 여한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트럼프 통상 정책으로 인해 세계 각국이 ‘죄수의 딜레마’에 처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2.0 무역정책은 1기 때보다 훨씬 급진적”이라며 “모든 국가에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뭉쳐서 저항하는 것이지만 각국이 미국과 더 나은 거래를 하기 위해 서로 경쟁할 동기가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각국은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 전부터 저마다 살길을 찾아 나서고 있다. 멕시코와 캐나다 지도자들은 25%의 관세 부과 위협에 공개적으로 보복을 경고했다. 다만 멕시코는 이와 함께 관세를 피하고자 역대 최대 규모의 펜타닐을 압수하는가 하면 불법 이민자를 구금하는 등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미국 상품 목록을 준비하는 등 대응 능력을 강화했으며, 인도는 다가오는 폭풍을 헤쳐나가기 위한 미국과의 협상에 돌입했다. 베트남은 미국산 제품을 더 많이 구매하겠다고 약속했으며, 한국과 대만은 미국으로부터 에너지 수입을 늘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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