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빼고 해주세요” 서리풀지구 개발, 주민 반대에 첫 단추부터 난항

입력 2025-01-15 16:1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서울 서리풀지구 집단취락지구 위치도. (자료제공=서울시)
▲서울 서리풀지구 집단취락지구 위치도. (자료제공=서울시)
정부가 서울 서초구 서리풀지구의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를 통해 공공주택 물량 확대 계획을 밝혔으나 주민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강제수용을 원치 않는다는 의견에 부딪힌 국토교통부는 지구지정 전 최대한 협의하겠다는 뜻을 표했다.

15일 서초구에 따르면 송동마을 주민대책위원회는 최근 우면동성당에서 주민 간담회를 개최했다. 서리풀지구 주민 100여 명이 참석해 토지수용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이날 참석한 서초구청과 서울시의회 관계자는 주민 의견을 최대한 수렴한 뒤 국토부에 관련 내용을 전달할 방침이다.

지난해 11월 정부는 12년 만에 서울 그린벨트 해제 카드를 꺼냈다. 서초구 원지동과 신원동, 염곡동, 내곡동, 우면동 일대 221만㎡에 2만 가구를 공급할 방침이다. 2026년 상반기 이전 지구지정을 마치고 2029년 분양, 2031년 입주라는 청사진을 내놨다.

업계에선 신규택지 지정과 함께 따라오는 토지보상이 늘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공공주택지구 개발 사업은 주로 수용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토지 소유자가 이를 거부하면 수용재결 절차를 통해 강제수용하게 된다.

강제수용에 불복하는 토지주는 정부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이의 또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행정소송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이 사업 지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공급대책 발표 3개월 만에 서리풀지구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 지역 내에는 그린벨트 내 사람이 모여살던 집단취락지구 세 곳(송동마을, 식유촌마을, 새정이마을)가 있다. 약 130가구가 거주한다. 송동마을에는 이씨와 송씨가 400년간 살아온 집성촌과 조선 단종의 장인·장모 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72년 그린벨트 지정 이후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아 왔는데 이번 공급 대책으로 강제수용 위기에까지 처했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한 주민은 “강남 출퇴근이 가능하고 한적한 곳에 살기 위해 오래 살 작정으로 고민 끝에 이곳에 이사를 왔는데 아파트를 짓겠다는 이유로 수용을 한다니 황당하다”며 “마을 부지만 빼고 사업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서리풀지구 내 세 마을의 총 연면적 합은 6만4000㎡로, 전체의 약 2.9%를 차지한다. 주민들은 지난해 11월 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서초구와 서울시에 도움을 요청했다. 서초구는 12월 국토교통부에 주민 의견을 전달했고, 서울시 또한 주민 의견 청취에 나섰다.

정부는 해결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토지 이용 계획을 짜며 주민 의견을 최대한 수렴할 예정”이라며 “내부적으로 반대하는 주민만 있는 게 아니라 수용이나 대토를 원하는 이들도 있어 일률적으로 보상 방안을 당장 정할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개발 대상 지역에서 집단취락지구만 제외하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마을 쪽 부지만 빼고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결정한 바 없다”며 “해당 부지를 제외해도 목표 공급 물량을 달성할 수 있는지 여부는 지구지정 이후에 명확히 알 수 있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갈등 봉합 시점에 따라 사업 속도가 결정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토지보상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공사 과정에서의 돌발변수가 최소화되는 동시에 정부의 적극적인 실행이 맞물려야만 일정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며 “제조업과 달리 일관된 생산환경의 설정과 유지가 어려운 건설업의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6시간 반 걸린 ‘尹 체포 작전’…헌정사 첫 현직 대통령 체포
  • SM 신인까지 베일 벗었다…대형 루키 중 '왕'이 될 그룹은? [이슈크래커]
  • 인플루언서와 강아지…구조와 유기 사이 [해시태그]
  • 尹 "유혈사태 막기 위해 공수처 출석...수사 인정 안해"
  •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대한체육회장’ 직책, 뭐가 그렇게 좋아 포기 못 할까 [이슈크래커]
  • 단독 ‘따이궁과 결별’ 롯데免, 특판조직까지 없앴다…비면세출신 대표의 용단?
  • "타임머신 탄 건가요?"…음악도 예능도, '옛것'에 빠진 '요즘 것들' [이슈크래커]
  • 단독 홈플러스 초대박 PB맥주 ‘타이탄’, 3탄은 ‘체코 사츠홉’ 라거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46,131,000
    • +1.5%
    • 이더리움
    • 4,916,000
    • +3.02%
    • 비트코인 캐시
    • 657,500
    • +1.23%
    • 리플
    • 4,385
    • +14.1%
    • 솔라나
    • 290,000
    • +3.76%
    • 에이다
    • 1,567
    • +6.89%
    • 이오스
    • 1,241
    • +5.35%
    • 트론
    • 342
    • +2.4%
    • 스텔라루멘
    • 715
    • +13.85%
    • 비트코인에스브이
    • 82,300
    • +0.8%
    • 체인링크
    • 31,890
    • +5.77%
    • 샌드박스
    • 896
    • +5.79%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