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ETN 수익률 20% '쑥'
미국 정부의 원유 제재로 국제 유가가 다섯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관련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의 수익률도 고공행진 중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14일까지 국내 상장된 전체 상장지수증권(ETN) 상위 11개 중 10개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관련 레버리지 상품이다. 레버리지는 추종하는 지수의 상승, 하락분의 2배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다.
상품별로 보면 '메리츠 블룸버그 레버리지 WTI선물 ETN(H)'의 주가는 올해 들어 21.44% 급등했다.
그외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21.34%) △KB S&P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21.22%) △N2 블룸버그 2X WTI원유선물 ETN(20.73%)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20.16%) △신한 블룸버그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20.10%) △삼성 블룸버그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20.07%) 등이 20%를 넘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상장지수펀드(ETF)도 상승률이 돋보였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WTI원유선물(H)'은 새해 8.3% 올랐다. 미래에셋운용의 'TIGER 원유선물Enhanced(H)'도 8.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 원유에 대한 전면 제재에 나서면서 국제유가가 치솟은 영향이다.
1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77.50달러로 한 달 전(12월 16일·70.71달러)와 비교하면 10% 가까이 뛰었다. 바로 전날인 13일은 78.82달러로 지난해 8월 12일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브랜트유 선물 3월물도 13일 81.49달러로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값을 나타냈다. 다음 날 79.92달러로 내려왔지만, 이 역시 한 달 새 8% 넘게 오른 수치다.
미 정부가 10일 러시아 석유 회사 및 러시아산 석유를 수송하는 유조선 등에 대한 제재를 발표한 이후 국제유가는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해당 조치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전 시작 후 러시아에 가한 가장 강력한 제재로 평가된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러시아 제재로 인한 원유 공급 차질과 미국 내 한파로 단기적으로 유가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김광래 삼성선물 수석연구원은 "러시아산 원유 수송과 연관이 있는 그림자 함대 규모가 600~700척 수준임을 고려했을 때 최소 해양 운송 20%가량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이번 제재로 러시아의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과 인도는 새로운 수입처를 고심해야 한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유가 상승 압력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