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에 백일해까지…“소아진료 네트워크·발열클리닉 지원 강화해야”

입력 2025-01-1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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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과 전문의들 “올해 감염병 더 증가할 것”…소아감염병 상시 대응체계 구축 요청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장(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이 15일 서울 마포구 대한병원협회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 중이다. (한성주 기자 hsj@)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장(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이 15일 서울 마포구 대한병원협회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 중이다. (한성주 기자 hsj@)

독감 환자가 8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가 소아·청소년 감염병 예방책을 마련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협회는 15일 서울 마포구 대한병원협회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아감염병 상시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인플루엔자와 백일해 등 감염병이 유행하면서 소아·청소년층 환자도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백일해 영아 환자가 사망하는 사례가 나왔으며, 현재 인플루엔자와 백일해 유행이 지속 중이다.

2025년도 1주차 인플루엔자 의사환자(12월 29일~1월 4일)는 의원급 외래환자 1000명당 99.8명으로 2016년(86.2명) 이후 최고 수치를 기록했으며, 13~18세에서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했다. 같은 기간 백일해 입원환자는 851명으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77.5%가 7~19세로 파악됐다.

의료 현장에서는 올해 소아감염병으로 인한 피해가 더 클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협회가 회원병원 대표원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 43명 중 38명(85%)은 지난해보다 올해 소아감염병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장 증가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감염병으로는 메타뉴모바이러스(30%), 인플루엔자(13%),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및 마이코플라즈마(12%) 순으로 제시됐다.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장(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은 “소아청소년병원 대표원장들의 우려를 정부는 심각하게 받아들여, 더는 아이들이 소아감염병으로 고통받지 않도록 신년 초부터 고삐를 세게 당기는 정책을 펴야 한다”라며 “사후 약방문식 대응이 아니라 전향적 대응이 절실하다”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특히 의료전달체계 보완에 집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소아진료 지역협력체계 구축 시범사업’을 확대·강화해 환자의 입원과 전원이 신속히 이뤄지는 인프라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당 사업은 소아·청소년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기관 사이에 상호 협력 진료 모형을 구축하고, 참여 의료기관에 지원금과 통합수가 등의 보상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8월부터 2026년 12월까지 약 2년 4개월 동안 진행된다.

최 회장은 “강원도, 충남 등의 위중증 환자들은 전원에 큰 어려움이 있어 먼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라며 “복지부에서 처음으로 소아청소년과 환자들만을 위해 시작한 소아진료 지역협력체계 구축 시범사업은 단비와 같은 소중한 제도이며, 확대가 절실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위중증 환자가 발생하면 의사가 개인 역량으로 알고 지내는 3차병원 의사나, 대학병원 교수에게 전화를 해서 환자를 보냈다”라며 “위중증 환자를 신속히 상급병원으로 보내 치료가 늦어지지 않도록, 시범사업을 통해 구축한 네트워크를 더욱 확대 및 강화해달라”고 말했다.

환자들의 증상 악화를 막기 위해 발열클리닉에 대한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발열클리닉은 경증의 발열·호흡기 질환 환자를 분산하기 위해 정부가 지정하는 의료기관이며, 지정 기간 수가 가산 등의 보상이 적용된다.

최 회장은 “합병증 발생과 위중증화를 막기 위해서는 역량을 갖춘 발열클리닉에 대해 지원 기간을 연장하는 조처가 필요하다”라며 “정부가 발열클리닉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는데, 이런 제도가 존재한다는 것도 잘 모르는 국민이 많아 아쉽다”라고 말했다. 이어 “발열클리닉을 활성화하기 위한 홍보도 요구된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최 회장은 “정부는 땜질식 대책보다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과 머리를 맞대기를 주저하지 말고 나서주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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