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투표 96% 찬성…파업 일정은 아직
KB국민은행 노조가 통상임금의 300% 수준 특별보로금과 1000만 원의 특별격려금 지급을 요구하며 총파업 카드를 꺼내들었다. 국민은행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이는 2019년 이후 6년 만이다.
고금리 장기화로 서민들의 고통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은행이 '이자 장사'로 벌어들인 막대한 수익으로 고액 연봉도 모자라 ‘성과급 잔치’까지 벌이려 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노조가 이달 14일 쟁의행위(총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투표에 참여한 노조원 9702명(투표율 88.22%) 가운데 95.59%인 9274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26일 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고용노동부 산하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노동 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두 차례 걸친 조정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중노위는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노조가 실제 파업에 나설 지는 미지수다. 구체적인 파업 일정도 확정하지 않았다 서민 경제가 어려운 와중에 은행들이 '이자 장사'로 돈 잔치를 벌인다는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은행의 경우 높은 연봉 탓에 성과급 시즌마다 비난 세례를 받아왔다. 실제 5대 은행 직원의 2023년 기준 근로소득은 평균 1억1265만 원으로, 그 중에서도 국민은행의 평균 연봉이 1억1821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결국 노조의 파업 카드는 회사측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노조는 당초 △특별보로금(통상임금 300%) 지급 △특별격려금(1000만 원) 지급 △중식대 통상임금 반영 △인사제도 태스크포스팀(TFT) 종결 △신규채용 확대 △원스탑 제도 개선 등을 요구했으나, 전일 이뤄진 이환주 은행장과 교섭에서는 기존 요구안에서 진전된 수정안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성과급을 올리는 대신 복리후생 지원을 늘리거나 성과급 성격의 현금성 포인트를 늘리는 방식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 임단협을 마친 신한은행은 기본급의 280%(현금 230%+주식 5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했는데, 성과급 외에도 휴가 확대(2일), 마이신한포인트(150만P) 지급 등의 복지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하나은행도 신한은행과 마찬가리로 성과급을 기본급의 280%로 책정하고, 현금지급액을 100만 원에서 200만 원을 증액했다. 복지포인트도 연간 50만 원 늘렸다.
농협은행은 전년 조건(통상임금의 200%, 현금 300만원)을 유지했으나, 명절 상여급 2배 인상과 주거·교통비 지원 등을 약속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노조 투표 결과가 찬성 쪽으로 나왔지만, 실제로 파업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노조와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합의안을 도출해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