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트럼프와 그린란드 협상 위해 ‘비공식 대화채널’ 가동”

입력 2025-01-15 16:41 수정 2025-01-1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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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논쟁 대신 트럼프와 물밑 대화 원해
그린란드 군사활동 확대·광물 자원 접근권 제한 전망
트럼프가 만족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

▲그린란드 디스코만 근처에 14일(현지시간) 빙산이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린란드 디스코만 근처에 14일(현지시간) 빙산이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덴마크 정부가 그린란드를 자국 영토로 편입해야 한다고 공공연히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군사·경제 현안과 관련해 비공개 대화채널을 가동했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덴마크 정부가 그린란드를 두고 군사와 경제 협상을 하되 이를 비공개로 진행하기를 원한다는 의사를 비공식적으로 트럼프 측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그린란드를 두고 트럼프와 공개적으로 언쟁하는 대신 막후 대화 창구를 가동해 향후 미국 정부 관계자들과 북극권 내 동맹국 군대의 군사활동과 미국 기업들의 그린란드 자원 접근 권한 확대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전략이다. 덴마크는 미국과 함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다.

덴마크 정부 고위 관계자는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린란드를 사고파는 거래에 관한 것이 아니다”라며 “상대방이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거나 요청할 것이 있다면 그것에 관해 대화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WSJ은 그린란드가 비공식 채널을 가동하기로 한 것은 사실상 트럼프 당선인의 일방적 발언이 어떻게 작은 문제를 한 나라의 긴급 현안으로 몰아갈 수 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덴마크는 이미 그린란드 수도 누크에 북극 사령부를 운영하고 있지만, 미국과 나토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그린란드에 자국군의 주둔 확대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북극과 북대서양에서 드론과 레이더 위성 등 덴마크의 군사 기반시설을 확대할 수 있는 이른바 ‘북극 패키지’란 이름의 차기 국방 예산안도 준비하고 있다. 덴마크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이미 더 많은 일을 하리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미국과 덴마크는 이미 수십 년 전에 그린란드와 관련한 방위 협정을 체결해 미군이 그린란드 북쪽 끝에 있는 피투피크(Pituffik) 우주기지에서 광범위한 군사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에 미군은 이곳에 탄도 미사일 조기 경보 시스템을 배치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북극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이들의 야심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그린란드를 미국으로 편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주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린란드를 두고 “중국 선박이 사방에 있고, 러시아 선박이 사방에 있다”면서 “우리는 그러한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덴마크가 그린란드를 포기할 때까지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강조하는 한편 군사력 사용 위협도 서슴지 않았다.

트럼프가 국가안보 외에도 그린란드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이 지역에 묻혀있는 천연 광물 자원이다. 2023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역내 산업에 중요한 원자재로 분류되는 34개 광물 중 25종이 그린란드에 매장돼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지역에는 석유와 천연가스, 광물자원 시추를 제한하는 많은 환경 규제가 있다.

이 때문에 덴마크의 물밑 제안이 트럼프를 만족하게 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WSJ는 지적했다. 해당 보도와 관련해 트럼프 정권 인수팀은 논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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