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연료, 채울 일만 남았다?” 주택담보대출 해빙 조짐에 아파트값 ‘정중동’

입력 2025-01-16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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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아파트값이 지난해 12월을 기점으로 하락 전환한 가운데 새해 은행 대출 규제 해빙 분위기가 감지된다. 탄핵 정국과 계절적 비수기 요인도 있지만, 최근 집값 내림세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계속된 대출 규제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에 시중은행 대출이 재차 확대되면 아파트값이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부동산 시장의 상승 연료로 쓰이는 주택담보대출은 4개월 연속 쪼그라들었다. ‘2024년 12월 금융시장 동향’ 기준 지난해 12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8000억 원 늘었다. 이는 지난해 11월 상승분 1조5000억 원의 절반을 조금 넘는 규모다. 2023년 12월 상승분 5조1000억 원과 비교하면 15.7% 수준에 그친다.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아예 1000억 원 감소로 돌아섰다.

주택담보대출 감소는 거래량 급감으로 이어졌다. 이날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12월 기준 2775건, 전세 거래량은 8337건으로 나타났다. 남은 신고 기한(계약 후 30일)을 고려해도 연내 최소 수준을 기록할 것이 확정적이다.

하지만 새해 들면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확대 움직임이 활발하다. 특히 시중은행은 지난해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에도 대출 금리를 유지했던 것과 달리 올해부터 가산금리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대출 금리 인하에 나섰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가계대출 가산금리를 전날부터 최대 0.3%포인트(p) 인하했다. 전세자금대출 역시 0.2~0.3%p 내렸다. 신한은행이 금리를 낮춘 만큼 다른 시중은행도 대출 영업을 위해 가산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 문턱을 낮출 전망이다.

이번 시중은행의 가산금리 인하 조치는 앞서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주문에 맞춰 주택담보대출 관련 가산금리를 줄줄이 올린 이후 약 1년 만이다. 또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인 코픽스는 0.13% 내린 3.22%로 집계됐다. 향후 은행의 가계대출 기조를 엿볼 수 있는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에선 시중은행의 가계 주택에 대한 대출태도지수가 4분기 만에 6으로 ‘양(+)’ 전환에 성공했다.

동시에 올해 국토교통부가 새로 집행할 정책대출도 집값 상승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국토부는 올해 주요 업무 추진 계획에서 분양가의 80%를 최저 2%대 금리로 지원하는 ‘청년주택드림대출’을 상반기 중 내놓겠다고 했다. 지난해 집값을 떠받친 ‘디딤돌·버팀목 대출’ 역시 올해도 운영된다. 국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디딤돌·버팀목대출 전체 규모는 53조8077억 원으로 전년 대출 규모 40조4610억 원보다 33%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시중은행 대출 금리가 내려가면 당장 집값이 오르지 않더라도 일단 거래량이 증가하게 된다”며 “가산금리 인하 움직임도 시중은행 몇몇이 내리기 시작하면 곧 모든 곳이 같이 내릴 것이고, 또 은행의 대규모 예대마진도 지적받고 있는 만큼 금리를 낮출 가능성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은행이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금리 인하’ 예상과 달리 금리 동결을 결정해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한국은행의 금리 동결 결정으로 추가 금리 인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 시장 전망 역시 ‘상저하고’ 대신 ‘상저하저’가 될 수 있다”며 “집값 상승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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