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임시주총 코앞…고려아연 임직원 “적대적 M&A 반대” 한목소리

입력 2025-01-1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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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중 부회장 등 핵심 기술진 15명
“현 경영진과 함께” 대국민 성명서 발표

임직원 대상 설문조사 결과도 공개
근로환경 악화·사업·ESG 경영 차질 우려 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영풍과 MBK와의 경영권 분쟁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영풍과 MBK와의 경영권 분쟁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고려아연 경영권을 둘러싼 임시 주주총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MBK파트너스·영풍 측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에 대한 고려아연 임직원들의 우려가 날로 커지고 있다.

16일 이제중 고려아연 최고기술책임자(CTO) 부회장을 비롯해 TD기술본부장, 제련기술본부장, 엔지니어링본부장, 생산 1·2·3 본부장, 개발 1·2 담당 등 회사 핵심 기술진 15명은 대국민 성명서를 내고 “MBK파트너스·영풍의 적대적 M&A 시도가 성공할 경우 이들과 함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50년 동안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해 온 고려아연은 하나의 원팀으로 함께 만들어온 노력의 결과물”이라며 “미래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윤범 회장을 포함한 현 경영진과 임직원이 함께 최선을 다할 것임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투기적 사모펀드 MBK 및 심각한 환경오염과 적자 등 실패한 기업 영풍이 고려아연 이사회를 장악할 경우 고려아연의 미래가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분명하게 천명한다”고 덧붙였다.

작년 9월부터 벌어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MBK·영풍 측이 고려아연의 사업과 기술 등에 대해 보여준 무지한 모습을 보고 핵심 기술진들의 입장을 강조하기 위해 성명서를 발표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MBK와 영풍은 탄탄하고 안정적인 성장을 해온 고려아연을 뺏고 싶다는 생각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적대적 M&A가 혹여라도 성공할 경우 고려아연이 그간 야심 차게 추진해 온 신사업은 모두 물거품이 될 것이 뻔하며, 이는 엄청난 국가적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MBK 측이 고려아연 임직원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대우하겠다고 한 데 대해서도 ”단기 수익 극대화만을 추구하는 투기적 사모펀드다운 발상으로, 돈만 많이 주면 된다는 천박한 인식에 모멸감마저 느낀다“고 일축했다.

임직원들 역시 MBK·영풍이 경영권을 장악할 경우 근로조건은 물론 노사 대립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고려아연은 작년 12월 17~23일 임직원 10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무기명 방식 설문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적대적 M&A 성공 시 고려아연에 미치는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묻는 질문(복수응답 가능)에는 고용과 급여, 복지 등 근로조건 악화(18.6%·938명)를 꼽은 답변이 가장 많았고, 인력 감축과 구조조정에 따른 노사대립 악화(16.3%·825명)가 뒤를 이었다.

△핵심 기술 해외 유출(15.9%·803명) △비철금속 산업에서의 글로벌 신뢰도 하락(13.2%·668명) △핵심 인력 이탈(12.2%·615명) △기술 혁신 지연(9.5%·482명) △비철금속 공급망 혼란으로 유관 산업 악영향(8.6%·432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MBK·영풍이 이사회를 장악할 경우 사업에 미칠 영향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90.7%(916명)가 ‘글로벌 브랜드로서 신뢰도와 역할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협력 관계 유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90.2%(911명)에 달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도 상당했다. ‘ESG 실행과 환경 보호 등 사회적 책임 수행에 부정적일 것’이라고 답한 응답 비율은 91.4%, ‘지역사회와의 신뢰 관계가 깨질 것’은 90.1%로 각각 집계됐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환경오염으로 인해 조업정지 58일 처분 등을 받고 지속적으로 환경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영풍이 MBK와 손을 잡고 적대적 M&A에 나선 점이 강하게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관계자는 ”비즈니스는 물론 ESG 경영과 지역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을 감안할 때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회사의 경쟁력을 훼손하는 행태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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