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구금 장소는 서울구치소…거쳐 간 유명인 면면은 [해시태그]

입력 2025-01-16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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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구치소 (출처=법무부 교정본부 홈페이지 캡처)
▲서울구치소 (출처=법무부 교정본부 홈페이지 캡처)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후 경기 과천시 공수처에서 조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후 경기 과천시 공수처에서 조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상 초유 현직 대통령의 구금. 현직 대통령이 수사기관에 체포돼 피의자 조사를 받는 헌정 사상 처음의 일이 나왔습니다.

15일 12·3 비상계엄 선포 사태를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로 체포했는데요.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43일 만, 법원이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처음 발부한 지 15일 만의 일이었죠.

공수처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등으로 구성된 비상계엄 공조수사본부(공조본)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한 뒤 정부과천청사 5동 공수처 청사로 압송했습니다. 윤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휴식 시간까지 포함해 약 10시간 40분이 걸렸는데요. 윤 대통령은 200쪽이 넘는 공수처의 조사에도 모두 묵비권(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며 조서 열람과 날인을 거부했다고 전해졌죠. 윤 대통령 측은 공수처에 내란죄 수사 권한이 없으며, 체포영장 집행도 위법이라는 입장인데요. 이날 기나긴 공수처 조사를 마친 뒤 윤 대통령이 향한 곳은 서울구치소였습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돼 첫날 조사를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돼 첫날 조사를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확히는 서울구치소의 구인 피의자 거실에서 머물게 되는데요. 구인 피의자 거실은 영장실질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피의자들이 대기하는 공간입니다. 다른 피의자와 함께 구금되는 경우가 없어 사실상 독방으로 볼 수 있는데요. 이곳에는 대통령 경호처도 함께했습니다. 경호처가 구치소 내부에서 어떻게 경호하는지 등 상세 내용은 보안사항에 해당해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거기다 현직 대통령의 구금 상황을 대비한 경호 규정은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아 경호처는 서울구치소 측과 구체적인 경호 방법과 수준을 두고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죠.

이렇게 서울구치소는 현직 대통령이라는 피의자를 맞이하게 됐는데요. 그렇지 않아도 이미 유명인들이 거쳐 가고 머물러있는 서울구치소가 또 엄청난 인물을 수용하게 된 거죠.

법무부 교정본부 서울지방교정청 산하의 교정시설인 서울구치소는 이름과 달리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데요. 경기도 과천시에 있는 공수처 청사와 5.3㎞ 거리죠. 서울구치소는 옛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나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부가 수사한 정치인, 고위 관료, 기업인 등 거물급 인사가 주로 거쳐 가는 곳이라 ‘범털(돈 많고 사회적 지위가 있는 수용자를 지칭하는 은어) 집합소’로 불리고 있습니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뉴시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뉴시스)


그 면면도 화려한데요. 서울구치소는 국정농단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박근혜 전 대통령도 머물렀던 곳입니다.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95년 비자금 수수 사건으로 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죠.

2017년 3월 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용됐던 박 전 대통령은 일반 수용자 6∼7명이 함께 쓰는 혼거실을 개조해 만든 약 3.04평(화장실 포함·10.08㎡) 넓이의 독방에서 생활했는데요. 수용 전 구속 이후 배정된 독방 내에 차단벽 설치 등 경호·경비 준비가 필요해 이틀간 여자 수용동의 교도관 사무실에 수용돼 특혜 논란이 일었습니다.

현재 정치인으로는 조국 조국혁신당 전 대표, 윤관석 전 의원 등이 수용돼 있는데요. 조 전 대표는 자녀 입시비리 혐의 등으로 징역형이 확정된 후 수감돼 있죠.

이번 공수처 체포로 조 전 의원과 윤 대통령의 악연도 다시 회자됐는데요. 2019년 검찰총장에 임명된 윤 대통령은 당시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내다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될 때 조 전 대표와 가족에 대한 전방위적인 수사를 벌였죠. 결국, 그 과정에서 혐의가 드러나며 징역형이 확정된 조 전 대표와 한 공간에 윤 대통령이 머물게 된 것인데요. 황현선 조국혁신당 사무총장은 전날 윤 대통령이 체포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서울구치소에서 윤석열을 만나겠구나”라고 했다는 조 전 대표의 발언을 전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두 사람이 만날 가능성은 없는데요. 윤 대통령이 독방에서 지내는 데다 대통령경호처 경호관들이 ‘48시간 체포 경호’ 중이기 때문이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백현동 개발특혜·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또한 2023년 서울구치소에 구금된 적이 있는데요. 구속영장 기각 전까지 서울구치소에 머물렀습니다. 이 대표와 함께 대장동 개발 사업 재판을 받은 유동규, 김만배, 남욱 등도 마찬가지였는데요. 대장동 개발 사업정치권 외에도 재계 총수 중에서도 서울구치소 출신(?)이 여럿 있죠.

연예계와 스포츠계도 빠질 수 없는데요. 현재 수감된 인원을 보면 마약 상습 투약 혐의로 항소심에서도 1심과 같은 징역 4년을 선고받은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과 음주운전 뺑소니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2월 항소심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가수 김호중이 있죠.


▲가수 김호중 (조현호 기자 hyunho@)
▲가수 김호중 (조현호 기자 hyunho@)


향정신성 약물 대리처방으로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은 오재원도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입니다. 그는 지인에게 대리처방을 강요, 약류를 투약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지인을 폭행,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이처럼 서울구치소는 재판을 받는 미결수용자들이 많아서 변호인 접견실도 다른 구치소에 비해 규모가 훨씬 크죠. 2023년 사형 집행 시설 점검 결과 사형 집행 시설이 설치된 교정시설 중에서 실질적인 사용이 가능한 곳으로 확인되며 강호순, 유영철, 정두영, 정형구 등 미집행 사형수들이 대거 이감되거나 수감돼 있습니다.

2023년 신림역 칼부림 사건 피의자 조선을 비롯해 신림동 공원 강간 살인 피의자 최윤종,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돼 병원 치료 중 도망쳤다가 사흘 만에 검거된 김길수도 이곳에 수용됐는데요.


(출처=법무부)
(출처=법무부)


이처럼 유명인(?)들이 수감된 터라 서울구치소 내 시설과 식단까지 화제가 됐죠. 식단표(차림표)를 보면 16일 아침에는 시리얼과 삶은 달걀, 하루 견과와 우유가 제공됐습니다. 점심에는 짜장 소스, 중화면, 단무지 배추김치가, 저녁에는 된장찌개, 닭볶음탕, 샐러드, 배추김치가 나오는데요. 수용자 하루 식비는 약 5094원으로 한 끼에 1600원꼴로 알려졌습니다.

공수처는 체포영장 집행 후 48시간 내인 17일 오전 10시 33분까지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요. 이날 윤 대통령 측은 2차 피의자 조사에 불응했습니다. 공수처는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오후 2시 조사와 관련, 윤 대통령 측은 변호인을 통해 오후 1시 50분께 ‘입장에 변화가 없다’라는 취지로 불출석 의사를 밝혀왔다”라고 전했는데요. 윤 대통령 변호인단 윤갑근 변호사 또한 “윤 대통령의 건강이 좋지 않고 어제 충분히 입장을 얘기했기 때문에 더는 조사받을 게 없다”고 밝혔죠.

윤 대통령 측은 서울서부지법에서 발부받은 체포영장은 전속관할권을 위반해 무효라며 서울중앙지법에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한 상태인데요. 헌정 사상 처음으로 벌어진 현직 대통령의 구치소 구금은 결국 어떻게 마무리가 될까요? 법원의 적부심사 결정과 구속영장 청구 절차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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