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6명 “사모펀드 M&A에 부정적”…고용 불안 우려

입력 2025-01-1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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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자 57.6%, 사모펀드 기업 M&A 확대 고용에 ‘부정적’
단기 성과 추구로 고용 불안 일어날 수 있다는 주장에도 55.2% ‘동의’

▲사모펀드 기업 M&A 확대 시 고용ㆍ일자리에 미치는 영향. (사진제공=리얼미터)
▲사모펀드 기업 M&A 확대 시 고용ㆍ일자리에 미치는 영향. (사진제공=리얼미터)

국민 10명 중 6명은 사모펀드의 기업 인수ㆍ합병(M&A)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모펀드가 기업 경영권을 인수할 경우 단기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 인력 감축에 나서면서 고용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인식에서다.

16일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57.6%는 사모펀드의 기업 M&A가 확대될 경우 국내 산업에 있어 고용과 일자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응답했다.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11.7%)과는 다섯 배 이상 차이났다.

또 응답자의 절반 이상(55.2%)은 사모펀드가 기업 경영권을 인수한 후 불필요한 자산 매각이나 인력 감축을 통해 단기적인 수익 성과를 추구하는 경우가 많아 고용 불안을 야기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이들은 고용 불안과 사모펀드가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주장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 않다는 의견은 절반 이하(25.2%)에 그쳤다.

지난해로 20주년을 맞은 사모펀드는 2004년 정부가 옛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을 개정하면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이듬해부터 1세대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생겼으며, 2023년 말 기준 사모펀드는 결성 규모 136조4000억 원의 주요 투자기구로 성장했다.

하지만 사모펀드 도입에 긍정적인 면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대 교수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사모펀드의 적대적 M&A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사모펀드는 ‘부도덕한 자본’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며 “불법을 저지르는 것은 아니지만,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지 않고 쉬운 방법으로 돈을 벌려고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사진제공=리얼미터 )
(사진제공=리얼미터 )

조혜진 변호사는 “노동시장 쪽에서는 사모펀드를 ‘먹튀 자본’이라고 주로 표현한다”며 “경영상 정리해고는 법적으로 금지되는 게 아니라 막을 수 없지만, 그 규모가 커지면 노동시장 전체에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국내보다 사모펀드 제도를 먼저 도입한 해외에서는 사모펀드의 정리해고 문제가 오래전부터 주요 쟁점으로 자리 잡았다. 2007년에는 세계 노동운동 지도자들이 사모펀드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기업을 인수한 뒤 단기 수익 창출을 위해 인력을 감축한다며 G8 정상들에게 사모펀드 규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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