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금 빨아들이는 ‘MEGI’ [‘마가 메기’가 온다]②

입력 2025-01-2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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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7ㆍ환율ㆍ금ㆍ금리’, 머니무브 퍼스트 투자처로 부상

▲코스피가 미국 증시 급등과 환율 하락에 힘입어 1% 이상 상승하며 2520선으로 마감했다. 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0.68(1.23%)포인트 상승한 2527.49를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 1457.40원을 나타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코스피가 미국 증시 급등과 환율 하락에 힘입어 1% 이상 상승하며 2520선으로 마감했다. 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0.68(1.23%)포인트 상승한 2527.49를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 1457.40원을 나타냈다. 조현호 기자 hyunho@

국내 경기는 수출 둔화ㆍ내수 침체에 정치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삼중고에 처했다. 주식 등 국내 위험자산 투자는 쉽지 않은 국면이다. 투자자들은 위험자산과 최대한 거리를 두고 안전자산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돈은 ‘메기(MEGI)’로 몰려가고 있다. △매그니피센트(Magnificent)7△환율(Exchange rate) △금(Gold) △금리(Interest rate) 등은 ‘아메리카 퍼스트’ 시대에 발맞춰 ‘머니무브 퍼스트’ 투자처로 거론된다.

매그니피센트7(M7, 테슬라·애플·엔비디아·알파벳·메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은 트럼프 시대에서도 강한 상승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도 트럼프 1기 초기 정보통신(IT)주들은 강세였다. 2017년 1월 트럼프 취임식 이후 1년간 S&P500 지수는 23.7% 상승했는데, IT 섹터는 같은 기간 41% 상승했다. 클라우드(구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산업 성장을 중심으로 반도체(엔비디아·마이크론·램리서치) 업황 회복 등이 나타나며 증시를 견인했다.

트럼프 2기에도 기술주의 성장이 예상된다. 중국과의 기술경쟁 구도는 트럼프 1기보다 뚜렷해졌고, 미국의 AI 패권 수성은 더욱 절실해졌다.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 MANTA(마이크로소프트·애플·엔비디아·테슬라·알파벳), M7에 이어 최근에는 브로드컴이 더해진 배트맨(BATMMAAN, 브로드컴·애플·테슬라·마이크로소프트·메타·아마존·알파벳·엔비디아)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S&P500 내 기술주 섹터와 M7의 성장률 아웃퍼폼은 2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기술을 주도하는 것은 빅테크이기 때문에 AI 안에서 새로운 트렌드가 나타나도 빅테크 안에서 ‘바통 터치’하는 종목을 계속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대내외 악재에 노출되면서 여전히 1500원 선을 위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까지는 이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본다. 트럼프 당선 이후 계속된 달러 강세는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기업 이익에 긍정적일 수 있다. 하지만 과거 달러 강세 시기엔 글로벌 교역량이 감소했다. 이는 국내 수출 감소로 이어져 환율 상승에 따른 이익개선 효과와 판매량 증가를 상쇄한다. 최근 한국 수출증가율은 둔화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수출은 1.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산업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보편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의 대미 수출이 13% 감소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정부의 관세정책 리스크까지 불거지면서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품 가격 하락 효과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증시의 본격적인 상승은 원·달러 환율이 피크아웃(정점 기록 후 하락) 할 때 나타날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안전자산 수요는 많아진다. 글로벌 정치·전쟁 리스크로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았던 지난해 금은 25%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거뒀다. 주식(코스피 -9.63%)보다 금 투자가 나았다. 세계 중앙은행들은 올해도 금값이 고공행진 할 것으로 전망하며 금을 모으고 있다. 세계금위원회(WGC)가 68개국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10곳 중 3곳(29%)은 향후 12개월 내 금 보유를 늘리겠다고 답했다. 트럼프 집권 이후 세계 불확실성이 심화할 경우 신흥국의 금 매입 움직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큰 탓이다.

금리 인하 지연 우려는 여전하다.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예상보다 훨씬 더 매파적으로 진행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태도는 둔화하는 경기와 디플레이션 조짐에 더해 부정적 후폭풍을 몰고 올 수 있다. 최근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는 급등하고 있다. 트럼프 정책 때문에 물가 상승이 우려되고 이에 따른 긴축 우려가 있어서다. 트럼프 1기 때도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당시 금리는 6년 만에 최고치, 달러는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진성 흥국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인하는 2분기 이후로 지연돼 올해 3차례에 걸쳐 0.75%p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통화정책 속도 차이에 따라 상반기 중 미국과 한국의 금리차는 기준금리 1.5~2%p, 장기금리(10년물)는 1.8~2%p로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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