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R 선도, 트럼프2기가 기회”…민관, 기술 확보·개발에 ‘사활’[SMR 왕좌 경쟁②]

입력 2025-01-20 06:00 수정 2025-01-20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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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경기 불황으로 건설업계의 체질 개선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고 있다. 주요 건설사는 일제히 새 먹거리인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에 뛰어들어 기술 개발과 시장 선점에 한창이다. 건설업계와 정부 모두 ‘SMR 최초 상용화’가 향후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보고 사활을 건 기술 경쟁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20일 건설업계와 학계에 따르면 SMR 개발은 단순한 에너지 산업을 넘는 복합적인 국가 기간 산업 중 하나로 이미 미국을 선두로 SMR 패권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증권이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청은 2050년까지 신규 원전을 최대 455GW(기가와트) 규모까지 늘린다. 이 가운데 SMR 설치 가능 규모는 최대 170GW로 신규 원전의 약 40% 수준을 차지한다. 보고서는 “미국은 SMR의 개발 및 상용화, 핵연료 국산화(러시아 우라늄 수입 규제), 수출금융 지원 등을 통해 빠른 속도로 SMR을 통한 원자력 기술 리더십 회복 의지를 보인다”고 평가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의 SMR 확대 방침도 확고하다. 에너지 정책을 총괄하는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지명자는 15일(현지시간)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상업용 원자력과 액화천연가스(LNG)를 포함한 에너지 생산을 확대해야 한다”며 “대형 원전보다는 SMR을 대안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미국의 SMR 패권 주도 계획에 한국은 꼭 필요하다. 업계에선 SMR 주요 설비인 원자로와 발전 설비, 관련 안전 설비 가운데 핵심으로 꼽히는 원자로 설비 기자재 제조 분야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다. 수십 년간 원전을 운영하면서 무사고를 유지한 만큼 안전성도 검증됐다는 평가다.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을 앞두고 조선업과 함께 SMR 분야 협업 수혜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한국과 미국 기업 사이의 협업도 속속 진행 중이다. SK그룹은 미국 SMR 업체 테라파워에 2억5000만 달러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SMR 신사업을 함께 그린다. DL이앤씨는 또 다른 미국 SMR 기업 엑스에너지사에 2000만 달러를 투자해 자체 SMR 노형 ‘Xe-100’ 운영과 유지 보수 기술을 공동 개발 중이다. 현대건설은 미국 홀텍과 일찌감치 손잡고 홀텍의 ‘SMR-300’ 모델 설계·구매·시공 사업 독점 권한을 확보했다. 삼성물산(7000만 달러)과 두산에너빌리티(1억4000만 달러)는 미국 ‘뉴스케일파워’에 투자를 마친 상태다.

우리나라 정부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은 SMR 노형으로 ‘i-SMR’를 채택해 표준설계를 진행 중이다. 정부는 올해 중으로 표준설계를 완료하고 2030년대에 글로벌 SMR 시장 진입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i-SMR 홀딩스(가칭)’ 등 사업화 기관을 설립하고 지식재산권 관리방안 등 사업화 기반을 선제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건설업계는 SMR 상용화 ‘터치다운’에 성공하는 기업이 주도권을 갖고 갈 것이라고 본다. DL이앤씨 플랜트사업본부 관계자는 “2030년 초에는 SMR 초도 호기의 상업 운전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며 이후 본격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라며 “시장 우위를 가져가는 곳은 가장 먼저 상용화에 성공한 노형을 보유한 곳이 될 것이고, 이후 상용화에 먼저 성공한 노형이 자리 잡으면서 시장 점유율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DL이앤씨가 협업 중인 엑스에너지의 기술은 멜트다운(노심 용융) 등 중대 사고 발생 가능성을 차단한 ‘트리소’를 사용하며 헬륨 기체로 냉각하는 방식의 비경수로형”이라며 “비경수로형은 대형 원전보다 설비 투자 비용이 저렴하고 소형화에 유리하다. 이 때문에 여러 빅테크 기업이 투자하는 SMR은 비경수로형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SMR이 기존 원전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인 만큼 혁신적인 기술 개발과 도입, 규제 완화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정익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SMR 도전과제와 국내외 동향’을 통해 “개발자와 규제기관 사이에 새로운 역학관계 정립이 SMR 개발의 중대한 도전과제 중 하나”라며 “개발사업을 촉진하기 위해서 SMR을 유치하는 국가의 규제 방식에 대한 변화도 함께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SMR은 소형화 피동형 원전으로 일반 원전 용량(1000MW·메가와트)의 절반 이하인 300MW 미만 원자로를 뜻한다. 모듈 형식으로 건설 기간은 3년 이하로 짧으며 건설비용 비용도 저렴하다. 활용 분야도 담수, 수소생산, 정유, 선박 추진용 등으로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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