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만나길 고대하는 트럼프, 압박 제재도 준비

빠른 러·우 종식 협상 원하는 트럼프
러, 협조 안 하면 제재 강화해 압박 나설 수도
러시아와 원유를 거래하는 제3국 제재 방식

▲도널드 트럼프 미국 47대 대통령 당선인 45대 대통령이던 시절인 2018년 11월 30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정상회담장에서 사진을 찍기 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바라보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자문위원들이 앞으로 몇 달 내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외교 협정을 추진하기 위한 제재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이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빠른 종전을 위해 러시아에 유리한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원유 수출 제재로 압박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 측은 두 가지 접근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우선 러·우 전쟁 종식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오히려 완화하면서 평화 협정 진전을 유리하게 하는 전략을 취할 수 있다. 그러나 러시아가 협조적이지 않으면 바이든 행정부 기조를 이어 제재를 강화해 압박하는 방법도 고려 중이라는 것이다.

더욱 공격적인 러시아 제재로 러시아와 원유 거래를 하는 제3국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도 논의되고 있다. 유럽뿐만 아니라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주요 거래자들까지 포함될 수 있고, 또 다르게는 덴마크와 터키의 요충지를 통해 러시아 석유 운송 유조선을 통제할 수도 있다.

트럼프 당선인 측근도 러시아 압박을 위한 제재를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재무부 장관 후보자인 스콧 베센트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러·우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주요 러시아 석유업체에 제재를 가하는 데 100% 동의할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는 유가 인상을 우려해 제재가 충분히 이행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후보자도 전날 인사청문회에서 “제재는 평화적 해결을 가져올 핵심 지렛대”라고 언급했다.

다만 전략 논의는 초기 단계로, 궁극적으로는 트럼프 당선인 본인의 생각에 달린 일이라고 소식통들은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무엇보다 빠른 종전에 의지를 보인다. 13일에는 뉴스맥스 인터뷰에서 “그(푸틴 대통령)는 나와 만나고 싶어한다”며 “나는 매우 빨리 만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젤렌스키와 푸틴을 한 방에 넣고 합의를 논했으면 한다. 이런 일이 양국 모두로부터 중단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에 대한 트럼프 2기 행정부 대응전략의 향방은 3월 중순쯤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3월에는 러시아산 에너지 제품 구매를 축소할 수 있도록 한 제재가 만료되는데, 일부 제재를 다시 이어가도록 하면 러시아에 대한 압박이 커질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한편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의 대화가 준비됐다며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고 다시 한번 말했다. 아직 회담 준비를 위한 양국 간 접촉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