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에 韓 게임사 노심초사…“중국에 양동작전 펼쳐야 생존”

입력 2025-01-19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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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中 텐센트 제재 암시
美국방부 거래 배제 업체 지정
국내 게임사 2대 주주 텐센트
중국 퍼블리싱도 텐센트 담당
“우회전략으로 중국 놓치 말아야”

▲도널드 트럼프 제47대 미국 대통령 공식 사진.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제47대 미국 대통령 공식 사진. EPA연합뉴스

내수시장의 한계로 중국과 미국에 글로벌 진출을 꾀하던 한국 게임사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으로 미국의 중국 제재가 격화할 것으로 보이며 진퇴양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국내 게임사들은 중국 현지화에 있어 양동작전을 펼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워싱턴D.C에서 공식 취임한다. 업계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시작되면서 미국이 본격적으로 텐센트를 제재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가 6일 중국의 텐센트를 134개 중국 군수기업 목록에 포함해 발표했다. 이 목록에 포함된 기업은 내년 6월부터 미국 국방부와 거래할 수 없다. 2020년 트럼프 1기 행정부는 화웨이 등을 군수기업으로 포함한 후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지한 바 있다.

이렇게 될 경우 텐센트와 관계를 맺고 있는 국내 게임사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지분투자, 게임 퍼블리싱(유통·배급) 등에 있어 텐센트에 의존하고 있다. 텐센트는 △시프트업(34.85%) △넷마블(17.52%) △크래프톤(14.61%)의 2대주주이며 △카카오게임즈(3.89%)의 지분도 들고 있다.

중국 진출을 위해 텐센트와 퍼블리싱에 손을 잡은 국내 게임사도 적지 않다. 텐센트는 넥슨의 '던전앤파이터'(던파)와 '던파모바일'을 현지에서 퍼블리싱하고 있다. 3월 출시하는 '퍼스트 버서커:카잔'의 중국 유통도 맡는다.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블레이드 앤 소울' 등도 텐센트를 통해 중국에 진출해 성과를 거둔 바 있다.

텐센트를 통해 중국에 배급될 신작도 많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0월 판호를 받은 대표 지식재산권(IP) '리니지'를 활용한 '리니지2M'을 중국에서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넷마블도 작년 연말 '세븐나이츠 키우기'의 판호를 획득하고 중국에 출시할 계획이다. 시프트업은 '승리의 여신: 니케'를 중국 시장에 론칭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텐센트가 군사기업으로 확정되면 텐센트와 거래하는 기업들의 중국과 미국 시장 진출 등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의 제재 수위를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중국과 미국 모두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기 때문에 눈치를 보게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텐센트가 그동안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시장 진출에 필수적 역할을 해왔지만 미중 갈등이 이어지며 새로운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굳이 따지자면 한국 입장에서는 미국 시장보다는 중국 시장이 월등하기 때문에 중국 시장에 양동작전을 펼칠 필요가 있겠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기업들에게 중국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시장다. 넥슨이 지난해 텐센트를 통해 현지 서비스를 개시한 던파 모바일은 중국에서만 1조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며 넥슨의 매출 중 45%를 중국이 차지하게 됐다. 크래프톤의 중국판 배그 모바일 '화평정영' 역시 중국에서 선전하고 있다.

김 교수는 “텐센트같은 기업들과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알음알음 한국에 들어와 있는 알리바바 클라우드 등과 같은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회사들과 연합을 한다거나 대만을 통한 우회전략, 싱가포르 거점을 통한 전략은 물론 미국을 통한 중국 침투 전략으로 중국을 공략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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