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금융권 최대 화두는 '서민 금융'

입력 2009-07-24 13:03 수정 2009-07-2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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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ㆍ저신용자 은행 문턱 갈수록 낮아져

올해 하반기 금융권 최대 화두는 다름 아닌 '서민 금융'이 될 전망이다. 이는 금융감독당국이 하반기 주요 금융정책 과제 가운데 하나인 서민 금융 활성화에 팔을 걷어부쳤기 때문이다.

금융감독당국은 최근 서민들을 제도권 금융시장으로 끌어 들이려는 '친 서민 금융' 행보에 적극 나서며 서민들의 경제 안정을 위해 하반기에도 보다 적극적인 금융 지원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일례로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20일 취임 6개월을 맞아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우리나라에 적합한 소액 서민 금융 제도의 개발 및 정착을 추진하고 기존 서민 금융기관도 역할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했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도 최근 저신용자전용대출(희망홀씨대출) 취급 우수 지점을 방문, "은행이 저신용자에게 대출을 하지 않으면 제 2금융권이나 대부업체를 이용할 수밖에 없어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된다"며 "일선 창구에서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원장은 이 자리에서 "희망홀씨대출이 생색내기용으로 그쳐서는 안 되고 서민들의 금융애로를 실질적으로 해소하는 유용한 수단이 되어야 한다"며 서민 금융에 주력할 것임을 분명히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당국의 이러한 노력으로 그동안 소득이 적거나 신용이 낮다는 이유로 제도권 금융에서 소외받던 서민들의 은행 문턱은 하반기로 갈수록 더욱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저소득, 저신용자를 위한 대출이나 보증 상품은 금융감독당국의 서민 금융 챙기기와 더불어 최근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주택금융공사가 이르면 오는 8월 말부터 신용등급이 낮아 은행 대출을 받지 못하는 이들에게도 대출 보증에 나서기로 결정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임주재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은 "금융권 연체 이력 등으로 은행 대출을 못 받고 있는 최하위 신용등급자에 대해서도 주택신용보증을 앞으로는 확대할 계획"이라고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혔다.

주택신용보증은 은행에서 전세자금이나 아파트 중도금 등을 빌릴 때 주택금융공사가 신용보증을 해 주는 제도로, 공사측은 이번 조치로 CSS 10등급에 해당하는 사람의 절반인 1만명 정도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앞서 언급한 '희망홀씨대출'의 역시 지난 3월 본격적으로 취급한 이래로 3월 323억원, 4월 344억원, 5월 541억원, 6월 1137억원, 그리고 7월 16일 현재 695억원을 기록하는 등 매월 대출취급 실적이 증가하고 있다.

신용보증기금 역시 소액 채무자의 경제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지난 16일부터 10년 이상 장기채권 등에 대해 채권회수활동 중지 제도를 도입했다.

정찬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 외환위기 이후 금융기관이 구조조정, 민영화되는 과정에서 재무건전성이 강조되고 수익성 위주의 경영 체제로 바뀌면서 금융회사들의 엄격해진 고객 관리가 서민들을 제도권 금융 밖으로 그동안 내몰았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위원은 "최근 금융감독당국의 이같은 '친 서민 금융' 행보는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과제였던 만큼, 이러한 분위기가 서민 금융 활성화로 이어지는 데 당국은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건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금융소외자 문제가 더 이상 금융의 문제로 머물 수 없을 정도로 문제가 심각해졌다는 것을 금융감독당국이 인지했다"며 "제도권 금융기관의 혜택을 받지 못한 채 사금융 피해자로 전락하는 현상이 이같은 서민 금융 활성화로 조금씩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금융연구실장도 "그동안 금융위기와 실물경기 침체 과정을 지나오면서 사회적 약자인 서민들의 고통이 심각했다"며 "서민 금융 활성화가 수많은 서민 생활 안정 대책의 기본이 된다는 점에서 하반기에도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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