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어 낚으러 갔다가 내가 낚였네"…'청평 송어 축제' 기대와 실망 사이 [레저로그인]

입력 2025-01-24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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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인산인해…가득 찬 기대감
"훈련받은 물고기?"...방류에도 허탕
"엄마, 집에 가자" 울음바다 된 현장
비싼 입장료에 빈손…"나만 낚였네"

▲19일 찾은 가평군 청평면 강변로 일대의 '청평 설빙 송어빙어 축제' 현장에는 이른 시간부터 송어 낚시를 위해 이곳을 찾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출처=청평 설빙 송어빙어 축제 홈페이지 캡처)
▲19일 찾은 가평군 청평면 강변로 일대의 '청평 설빙 송어빙어 축제' 현장에는 이른 시간부터 송어 낚시를 위해 이곳을 찾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출처=청평 설빙 송어빙어 축제 홈페이지 캡처)

겨울을 느끼며 얼음 위에서 송어를 낚아보겠다는 기대를 안고 찾은 '청평 설빙 송어·빙어 축제'. 서울에서 한 시간 남짓 달려 도착한 현장은 아침부터 사람들로 가득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축제 현장에는 실망과 아쉬움의 목소리가 뒤섞여 있었다.

19일 서울 마포에서 출발해 약 한 시간. 이날 오전 9시께 가평군 청평면 강변로 '청평 설빙 송어·빙어 겨울축제' 현장에 도착했다. 매표소는 이미 참가자들로 북적였고, 낚시터는 사람들로 꽉 들어찼다. 작은 연못 크기의 얼음 낚시터는 송어와 빙어 구역으로 나뉘어 있었고, 참가자들은 추운 날씨에도 열정적으로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었다.

“작년에도 왔었는데 올해는 꼭 잡아보려고요!” 한 참가자는 환한 미소로 손가락을 풀며 송어 낚시 성공을 다짐했다.

▲19일 오전 10시 30분 송어를 1차 방류했지만 낚시 축제 현장은 조용하기만 했다. (유진의 기자jinny0536@)
▲19일 오전 10시 30분 송어를 1차 방류했지만 낚시 축제 현장은 조용하기만 했다. (유진의 기자jinny0536@)

오전 10시 30분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1차 송어 방류가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얼음 구멍 주위를 둘러싸고 낚싯대를 흔들며 기대감에 부풀었다. 하지만 고요한 얼음판 위로 들려오는 건 “잡았다!”는 환호가 아니라 “훈련받은 물고기 같다”, “배가 불러서 안 문다”는 한탄뿐이었다.

소수의 전문 낚시꾼으로 보이는 이들만 몇 마리를 낚았을 뿐, 대부분 참가자는 한 마리도 잡지 못한 채 초조한 표정을 지었다. “100마리를 방류한다면서 잡은 사람이 100명도 안 보이네요.” 옆자리의 한 참가자는 실망감 섞인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송어를 한 마리도 낚지 못한 아이들은 금세 지쳤다. 한 아이는 “더는 못 하겠다”며 부모의 손을 잡아끌었고, 또 다른 아이는 “오후엔 꼭 잡겠다”며 집에 가지 않겠다고 떼를 썼다. 아이들의 눈물에 추억을 만들려고 온 부모들 역시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송어 낚시 현장.  (유진의 기자 jinny0536@)
▲송어 낚시 현장. (유진의 기자 jinny0536@)

“아침부터 자리 잡고 기다렸는데 빈손이라니…” 가족 단위로 방문한 한 참가자도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심지어 안전요원들이 직접 낚싯대를 대신 들어주는 모습도 보였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1인당 2만 원의 입장료에 가족 4명이면 8만 원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 참가자가 허탕을 치면서 불만의 목소리도 커졌다. “잡은 게 없으면 뭔가라도 줘야 하지 않나요?” 한 방문객은 송어 축제를 “돈만 벌기 위한 세트장 같다”고 비판했다. “송어를 낚으러 왔다가 내가 낚였다”는 농담 섞인 한탄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축제 주최 측은 “기온 변화로 송어의 먹이활동이 영향을 받는다”며 양해를 구했지만, 불만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일부 참가자들은 “못 잡은 사람을 위한 보상 프로그램이나 이벤트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하며 현장을 떠났다.

"잡히지 않는 축제에 쌓이는 불만"…다양한 이벤트가 대안일 수도

▲19일 오후 2시가 넘어서도 송어는 잘 잡히지 않았다. 끝내 축제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송어 낚으러 왔다가 내가 낚였네"라는 볼멘 소리가 나왔다. (유진의 기자 jinny0536@)
▲19일 오후 2시가 넘어서도 송어는 잘 잡히지 않았다. 끝내 축제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송어 낚으러 왔다가 내가 낚였네"라는 볼멘 소리가 나왔다. (유진의 기자 jinny0536@)

겨울의 대표적 이벤트로 자리 잡은 청평 송어 축제. 하지만 송어 한 마리를 낚아보겠다는 참가자들의 기대는 매년 실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정적 인식이 지속한다면 축제의 장기적인 존속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평 송어 축제는 매년 많은 인파가 몰리며 성황을 이루지만, 한편으로는 “축제가 송어를 낚으러 온 사람들이 아니라 사람들을 낚으려는 것 같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 송어 낚시를 시도하는 사람 중 대부분이 허탕을 치며 돌아가는 일이 반복되면서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점점 반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축제가 지속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낚시 중심 운영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참가자들에게 낚시의 성과 여부와 무관하게 만족감을 줄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낚시에서 송어를 잡지 못한 참가자들에게 기념품이나 소소한 선물을 제공함으로써 아쉬움을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빈손 보상 쿠폰'이나 '소규모 추첨 이벤트' 등도 고려할 만하다.

낚시 외에도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즐길 수 있는 체험 행사를 추가로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아이들을 위한 송어 터치풀, 얼음 미끄럼틀, 지역 특산물 시식 이벤트 등이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시민들의 조언을 들었다.

송어 방류 횟수와 장소를 늘리고, 낚시 초보자들에게 낚시 요령을 알려주는 가이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방법이다. 청평 송어 축제는 겨울철 대표적인 낚시 축제로 자리 잡았지만, 그 성공의 기반은 참가자들의 긍정적인 경험에 달려 있다. 지금처럼 많은 참가자가 실망하고 돌아가게 된다면, 축제의 명성은 점차 무너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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