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등 바뀌는 교육현장...“대입, 절대평가·논서술형 전환해야”

입력 2025-01-2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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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교육위, ‘미래인재 육성을 위한 학생 평가 및 대입체제’ 대토론회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에서 열린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에 앞서 수험생들이 시험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투데이DB)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에서 열린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에 앞서 수험생들이 시험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투데이DB)

올해부터 모든 고등학교 현장에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는 가운데 이 같은 교육 현장 변화에 맞춰 현재의 대입제도가 절대평가와 논·서술형 위주로 재편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국가교육위원회가 ‘미래인재 육성을 위한 학생 평가 및 대입체제’를 주제로 제10차 대토론회를 개최한 가운데 이날 발제에 나선 지은림 경희대 학무부총장은 현재의 석차등급제(상대평가)와 관련해 “석차등급이 수강생 규모 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자신의 진로, 적성보다 내신에 유리한 과목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어 고교학점제를 취지에 맞게 운영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진로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학점 이수 기준을 충족한 과목에 대해 3년 동안 최소 192학점 이상 취득하면 졸업하는 제도다. 3월부터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전면 도입된다.

지 부총장은 고교학점제를 시행하면서 절대평가를 하지 않으면 “과목 이수 판단을 위한 학습 목표 달성도 판단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 부총장은 이어 “석차등급제는 기본적으로 학생점수의 정규분포를 가정하고 있지만, 실제 학생들의 점수는 정규분포가 거의 아니기 때문에 통계적 오류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국가교육위원회)
(국가교육위원회)

현재 석차등급제는 학생들의 성적이 중간 등급에 몰려 있어 분포도가 좌우 대칭적인 ‘종 모양’을 띨 것이라고 가정하지만, 실제 학생들이 받는 국어, 수학 등 과목 점수는 중상위권에 점수가 몰려 있는 형태를 띤다는 것이다.

지 부총장은 현재 상대평가인 석차등급제를 절대평가인 성취평가제로 바꾸고, 선다형 평가 체제를 수행평가와 논·서술형 위주 평가로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식암기 위주의 현재 평가 방식에서 벗어나, 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을 평가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부작용에 대한 보완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성취평가제의 경우 ‘성적 부풀리기에 따른 신뢰성 약화’ 및 ‘학생 변별력 약화’가 우려된다. 논·서술형 평가 확대의 경우 사교육이 증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지 부총장은 △교원 대상 평가 연수 프로그램 개발 및 강화 △학교·교육청 차원에서 교원대상 평가 컨설팅 체제 운영 △대입에서 학생 정량자료와 정성자료 함께 활용 △전문기관 차원에서 논·서술형 문제 개발 및 객관적인 채점 시스템 완비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날 토론에 나선 송진웅 서울대 물리교육과 교수(한국IB교육학회장)는 대입제도 변화가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지속가능하려면 학교 간 격차를 보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며, 속도전은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철저한 의미의 절대평가를 실시하면 학교나 지역의 상대적 비교가 선명해져 사회적 갈등은 증폭될 것”이라면서 “학교의 상황을 반영하는 동시에 각 학생의 성장을 잘 드러내는 방안의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수능 시험에 논·서술형 문항을 도입하고 절대평가로 실시하는 것은 일부 과목부터 다단계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수능 시험의 모든 변화에는 틀림없이 사교육이 먼저 적응할 것이기 때문”이라면서 “공교육에서 따라갈 수 있는 속력과 방향으로 중장기적 안목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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