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 상가도 미분양 몸살… 통매각 불발 우려에 ‘긴장’

입력 2025-01-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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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의 단지 입구 모습.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의 단지 입구 모습. (연합뉴스)
탄탄한 수익성을 바탕으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란 별명이 붙었던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내 상가가 미분양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불황에 상가 시장이 큰 타격을 입은 데 이어 대출 이자마저 올라서다.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신반포4지구 재건축(메이플자이) 조합은 이달 22일 단지 내 근린생활시설(상가) 일반분양분 일괄매각 업체 입찰을 마감한다. 상가 총 213개 호실 중 조합원 몫을 뺀 59개 호실(전용 약 3498㎡) 일반분양 물량을 한 번에 매입할 업체를 찾는 절차다.

최고가를 써서 제출한 업체가 낙찰되며, 이 업체가 분양가 선정을 마친 후 분양을 진행하게 된다. 올해 6월 메이플자이 입주 전 상가 미분양에 대한 우려를 최대한 해소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상가 통매각을 하려다가 조합원 사이 분쟁이 발생한 곳도 있다. 신반포 3차·경남 재건축(래미안 원베일리) 조합은 2022년 추가 공사비를 확보하기 위해 상가 통매각을 추진했지만, 상가 매각 결정 과정에 조합원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총회 의결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이 제기됐다.

법원이 이를 인용하면서 매각 절차는 멈췄고, 조합 임원 변경과 의견 수렴을 거쳐 2023년 말 1740억 원에 일괄 매각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상가 일반분양분은 160실 이상이었으나 입주 이후 10개월이 넘도록 공실에 시달렸다. 수분양자 구하기에 난항을 겪으면서 상가 매입업체가 조합 측에 잔금 납부 예정일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강남구 개포주공4단지 재건축(개포자이 프레지던스)도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상가 통매각 분양에 나섰지만 수요가 없자 개별분양으로 선회했다. 지난해 7월부터 조합에서 15개 호실에 대해 선착순으로 수분양자와 임차인 모집에 나섰고 현재까지도 진행 중이다. 전용 58.81㎡ 기준 분양가는 14억5500만 원이다. 조합 관계자는 “이달 기준 잔여 물량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비사업을 통해 짓는 상가는 통상 조합이 아파트처럼 일반에 분양한다. 특히 단지 내 상가는 안정적인 배후 수요를 확보할 수 있어 부동산 호황기 수익률이 좋은 투자처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원자재·인건비 상승으로 공사비가 증가하며 분양가가 폭등하자 매력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진태인 집토스 아파트중개팀장은 “편리한 교통이나 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해 상가 분양가를 높여 잡는 조합이 많지만 높은 분양가는 높은 월세로 이어져 공실 리스크를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금리와 대출 규제에 전국 상가 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전국 상가거래량은 2830건으로 전년 동기(7065건) 대비 60%가량 줄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경기 부진으로 소비 확대에 한계가 있는 데다 자영업 경영 악화로 임대료 인상도 쉽지 않다”며 “안정된 상권 내 우량 상가에 투자 쏠림이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가 분양이 지연되면 조합 청산이 늦어질 수 있다. 조합 임원 월급과 운영비 등은 곧 조합원 부담으로 돌아온다. 송파구 가락시영 재건축(헬리오시티) 조합도 입주 6년이 넘도록 공실 상가 때문에 애를 먹었다. 조합 청산위원회는 2023년 5차례에 걸쳐 가격을 내리며 상가 보류지 매각 공고를 게시했다.

지난해 9월에도 3개 호실에 대한 매각공고를 냈지만 모두 유찰됐다. 2020년 26억 원에 나왔던 전용 37.44㎡(1층) 매물은 공실 상태가 지속되자 14억3100만 원까지 내려왔다. 조합 관계자는 “올해에는 아직 잔여분 매각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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