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보건·의료 난제 해결을 목표로 도전혁신형 연구개발 사업을 하고 있는 K-헬스미래추진단이 성공하려면 추진단의 벤치마킹 모델인 미국 보건첨단연구계획국(ARPA-H)의 운영 방안을 점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20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최근 미국 보건의료 혁신 연구지원(ARPA-H) 현황 및 시사점’ 주제로 최근 발간한 보건산업브리프에 따르면, 미국 ARPA-H는 기존의 연구지원 방식과는 차별화된 혁신적인 접근 방식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ARPA-H는 고위험이지만 높은 보상을 기대할 수 있는 도전적인 연구 과제를 적극 지원하며, 빠르고 유연한 의사결정 구조와 민간 협력을 통해 새로운 연구개발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1958년 혁신연구 지원 기관으로 ARPA를 설립했고, 이후 국무부 주관의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으로 발전했다. 또 2022년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도전·혁신적 연구개발(R&D)을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고, 국방 기술과 다르게 규제 산업에 대한 다른 접근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ARPA-H가 출범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ARPA-H는 △건강 과학 미래 △회복력 있는 시스템 △확장 가능한 솔루션 △선제적 보건 등 4개 미션에 집중한다. ARPA-H는 또 바이든 행정부의 암 문샷(Cancer Moonshot) 이니셔티브를 발전시키고 보건의료 격차를 줄이기 위해 여성 건강·지역 접근성 강화 노력과 제조·생산 역량 확장을 위해 기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ARPA-H의 특징은 상향식(Bottom-up)으로 프로젝트 매니저(PM)가 주목해야 할 문제와 해결방법을 제안하고 과정 설계, 팀 조직 등 가장 첫 단계부터 주도적으로 프로그램을 이끄는 방식이다. 운영기관의 독립성이 강조돼 혁신적인 연구를 빠른 판단으로 시기 적절히 지원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다양한 기능을 전문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와도 협력하고, 글로벌 기업과도 협력 파트너 관계를 구축해 시장 요구와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하도록 했다.
이에 반해 한국의 보건의료산업은 여전히 체계적이고 창의적인 지원 체계가 부족하며, 단기적인 성과 중심의 연구 지원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한국은 ARPA-H를 벤치마킹해 2024년 설립된 K-헬스미래추진단을 설립하고, 중대한 보건의료 난제 해결을 위해 △보건안보 확립 △미정복 질환 극복 △초격차 기술 △복지·돌봄 개선 △필수의료 등을 5대 핵심임무로 설정하고 임무별 2개씩 총 10개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순만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미국지사장은 “ARPA-H의 상향식(Bottom-up) 접근법은 PM 등 연구 기획·관리자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극대화하며,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과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면서 “이를 통해 연구가 실질적인 사회적 혜택으로 연결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지사장은 “특히 ARPA-H의 다학제적 협력 생태계 구축·외부 전문가 활용은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융합적 연구 환경을 조성하며, 이를 통해 연구에서 상용화로 이어지는 전 단계의 지원이 효과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본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다양한 국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해외 연구자·기업과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한국이 글로벌 연구개발의 중심으로 도약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단순 기술개발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가치를 실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