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효과에 연준 궤도 수정하나…미국 채권시장 ‘금리 인상’ 베팅

입력 2025-01-2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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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금리 인상 확률 25%로 점쳐
트럼프 복귀에 인플레 전망치 상향
“물가 3% 중반대면 인상 현실화”
연준, 과거 정책 빠르게 전환 사례

미국 채권시장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다음 결정이 기준금리 인하가 아닌 인상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산하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에 따르면 채권 트레이더들은 17일 장 마감 기준으로 오버나잇 담보대출 금리와 연계된 옵션에서 연준이 연말까지 금리를 인상할 확률을 25%로 보고 있다. 15일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되기 전에는 이러한 베팅이 30%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는 최소 올해 한 차례의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는 월가의 컨센서스와는 대조적인 전망이다.

이러한 베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 정책에서 기인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짚었다.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및 기타 정책이 인플레이션 반등을 촉발해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를 180%도 바꿔놓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경제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에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높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14일 경제전문가 7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올해 말 인플레이션 평균 전망치는 2.7%로, 직전 조사인 10월(2.3%) 대비 0.3%포인트(p) 상향 조정됐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이코노미스트 출신이자 서틀이코노믹스 창립자인 필 서틀도 9월 연준이 금리를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는 “연준이 금리를 전혀 낮추지 않으리라고 본다”며 “이러한 전망은 절대 미친 소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당선인이 관세를 부과하고 이민을 제한해 물가를 상승시킬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임금은 벌써 오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로저 할람 뱅가드 글로벌 금리 헤드도 “앞으로 몇 달 동안 상당한 인플레이션 서프라이즈를 보게 된다면 올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시장이 움직임이 본격화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파이퍼샌들러의 글로벌 자산 배분 책임자이자 전 연준 이코노미스트인 벤슨 더럼은 “올해 최소 한 차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머니마켓 옵션에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전반적으로 시장은 현재 금리 인상 또는 인하에 대한 리스크가 상당히 균형 잡혀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언급했다.

헤지펀드 가르다캐피탈 파트너스의 팀 매그너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의미 있게 평가하기 위한 기준은 인플레이션이 재점화해 헤드라인 소비자물가가 3% 중반 수준까지 오르는 것”이라며 “연준은 당분간 손 놓고 앉아있는 것이 매우 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금리 인상 문턱 높지만 연준은 과거에도 빠르게 방향을 전환한 전례가 있다가 블룸버그는 소개했다. 연준은 1998년 러시아 디폴트(채무불이행)와 헤지펀드 롱텀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파산 직전으로 인한 금융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금리를 세 차례 연속으로 빠르게 인하했다. 이후 연준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억제하기 위해 그다음 해 6월 정반대로 금리 인상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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