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기록 행진을 이어가던 카드론 잔액이 지난달 소폭 감소했다.
2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롯데·비씨·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지난달 말 카드론 잔액은 전월 대비 1580억 원 감소한 42조3873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3개월 만에 감소세다.
지난해 카드론 잔액은 9월과 12월을 제외하고 순증하며 8월과 10월, 11월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12월 들어 카드론 잔액이 줄어든 것은 계절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연말 카드사들의 연체율 관리와 성과급 시즌이 겹치면서 감소세가 나타났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통상 분기 말이나 연말에는 카드사들이 부실 채권 상각을 많이 진행하는 편”이라며 “연말에 성과급이나 상여금이 나오는 경우도 있어 자금적 여유가 생겨 일부 상환한 요인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론을 빌린 카드사에 다시 대출을 받는 대환대출 잔액은 1조6467억 원으로 11월(1조7247억 원)대비 780억 원 줄었다. 반면 현금서비스 잔액은 6조9483억 원으로 11월(6조9184억 원) 대비 299억 원 늘었다.
결제성 리볼빙 이월잔액은 7조666억 원으로 전월(7조1342억 원) 대비 676억 원 감소했다. 금융당국은 2023년 12월 리볼빙 이월잔액이 증가함에 따라 소비자 경보를 발령하고, 최소결제와 같은 문구 사용을 지양하도록 권고하는 등 관리 조치에 나선 바 있다.
한편 지난해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은 869조3232억 원으로 전년(834조4665억 원) 대비 4.18%(34조8567억 원) 증가했다. 국내 일시불 결제액이 565조6646억 원으로 2023년 538조7783억 원 대비 4.99%(26조8863억 원) 늘어나는 등 사용실적을 견인했다.
올해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단행되면서 카드사들이 대출 사업을 늘릴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카드론 등 카드대출 잔액 규모가 불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카드업계 다른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본업인 카드사업이 아닌 대출 사업으로 배를 불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건전성 관리 이슈가 계속 불거질 것 같다"고 귀띔했다.